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 폴리곤과의 협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 1년 만에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을 찾아 나선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폴리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다른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1년여간 협업을 진행했지만 게임 개발 속도가 더디자 블록체인을 바꾸는 강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넥슨은 지난해 3월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23에서 폴리곤과의 협업 소식을 대대적으로 밝혔다. 양사는 넥슨의 블록체인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구축에 폴리곤 기술을 활용하고 기술적으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이 폴리곤을 선택했다는 소식은 업계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폴리곤은 나이키,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기였다.
업계에선 1년 만에 결정을 뒤집은 넥슨의 행보를 두고 여러 해석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폴리곤의 기술 수준이 실제보다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폴리곤이 기업에 세일즈한 내용과 개발 수준에 격차가 있어 넥슨 개발자들 불만이 쌓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폴리곤 기반 게임 중 히트작은 지난 2021년 플레이투언(P2E) 게임 엑시인피니티 이후로 찾아보기 힘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엑시인피니티도 P2E 초창기였기에 주목을 받았을 뿐 폴리곤은 그 이후로 킬러 디앱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폴리곤랩스는 지난 2022년 라이언 와트 전 유튜브 글로벌 게임 책임자를 영입하며 게임 블록체인으로 포지션을 강화하려 했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라이언 와트 전 폴리곤랩스 회장도 약 1년 6개월 만에 폴리곤을 떠났다. 그는 이더리움L2 솔루션인 옵티미즘에 정착했다.
2023년 초와 비교해 넥슨에게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에는 글로벌 메인넷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진출했다. 앱토스, 수이, 니어프로토콜, 아발란체 등은 한국 담당자를 별도로 뽑았다. 국내 기업과 본격적으로 협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메인넷 합병 논의 중인 핀시아와 클레이튼의 통합 체인 드래곤 체인이나 위메이드의 위믹스, 크로마 등 국내 블록체인도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폴리곤은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었는데 유사한 기능을 가진 블록체인이 여럿 등장하며 굳이 폴리곤을 사용할 이유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폴리곤에서 다른 블록체인으로 변경을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폴리곤 관계자도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전할 사안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