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의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가 추진하는 국내 중견 벌크선사 폴라리스쉬핑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다. 인수 무산의 원인으로 우리PE는 가격 협상, 매각 측은 자금 조달 문제를 지목하면서 서로 갈등의 골만 키우는 양상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협상 데드라인인 31일을 앞두고 우리PE는 새로운 가격을 제시했고, 매각 측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협상장 안팎에서는 딜이 물 건너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지난해 11월1일 폴라리스쉬핑 지분 100%에 대해 6200억 원대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니어스PE 등이 보유한 지분 가치 2700억 원과 모회사 대출금 900억 원, 대주주(폴라리스에너지앤마린) 지분 가치 1000억 원, 칸서스자산운용 대출금 1600억 원 등을 우리PE가 떠안고 인수하는 구조다.
하지만 우리PE는 추가 실사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반영해 최근 가격을 다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PE측은 내부투자심사위 통과를 위해서는 적정 가격에 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논의 가격은 4000억 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매각 측은 신뢰가 깨졌다고 보고 결렬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할 예정이던 HMM이 발을 빼면서 약 1000억 원 가량의 인수 자금 마련이 힘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우리PE 관계자는 “펀딩에 실패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새로운 LP구성으로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우리PE 측에서는 우선협상 기간이 31일에 만료되더라도 추가 협상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입장인 반면 매도 측 관계자는 “받을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와 전혀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매각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국적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이 해외로 매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