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심각한 연방정부 적자를 메우기 위해 향후 3개월간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경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경매 이후 당분간 대규모 국채 발행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채권 시장은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미 재무부가 오는 4월에 있을 5년물 국채 경매에서 700억 달러(약 93조 3870억 원) 규모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년 이상 만기 채권만 따지면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다음 주 3년·10년·30년 만기 국채를 대상으로 하는 분기별 환급 경매에서는 1210억 달러(약 164조 4745억 원) 규모의 채권 매각이 이뤄진다. 단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2년물과 5년물 국채 발행은 이후 3개월 간 매달 30억 달러(약 4조 원)씩 늘어난다. 지난 분기와 동일한 속도다. 다만 장기금리 기준이 되는 10년물과 30년물은 3개월간 각각 20억 달러와 10억 달러로 발행한다. 이에 따라 장기물 국채는 점차 조달 물량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한편 재무부는 장기물의 대규모 국채 발행은 당분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재무부는 “현재 예상되는 차입 수요에 근거해 적어도 향후 몇 분기 동안은 이번 발표 이상으로 채권 경매 규모를 더 늘릴 필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지난 분기 동안 국채 발행을 계속 늘려왔다. 심각한 연방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다. 지난해 연방정부 적자는 무려 1조7000억달러(약 2268조원)에 달했다.
시장은 미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더 늘리지 않기로 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채 물량의 공급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실제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94%로 전날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달 16일 이후 2주 만이다.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면 가격은 올라간다. ING 리서치 책임자 파드라익 가비는 “채권 발행 규모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수준이지만 발행량이 전반적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점은 희소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