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총선 68일 앞 선거 룰 오리무중, ‘꼼수 위성정당’ 제도 수술해야


4·10 총선이 68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정작 선거제도와 선거구 등 룰은 아직도 오리무중 상태다. 여야가 2020년 총선에서 위성정당 문제를 초래한 현행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 등을 찾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시켰으나 아직까지 합의한 게 없다. 국민의힘은 과거의 병립형비례대표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론을 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내부 의견조차 정리하지 못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 간담회에서 선거제 개편에 대해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은 결국 비례대표제에 대해 전 당원 투표로 의사를 묻기로 했다. 현행 준연동형, 과거 병립형, 새로운 권역별 병립형 등을 놓고 당원들의 뜻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제 논란의 원천적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21대 총선을 108일 앞둔 2019년 12월 29일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야당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선거 룰을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었다. 민주당은 원죄를 씻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꼼수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쪽으로 선거제 개편 대안을 마련하고 국민의힘과 협상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에서 ‘가짜 정당’ 난립과 유권자의 혼란을 막고 의회민주주의를 정상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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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 문제도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 지역구를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대로라면 이미 지난해 4월 10일에 획정을 끝냈어야 했다. 여야는 여태껏 결론을 내지 못하다가 2월 첫날에서야 겨우 종로 등 일부 선거구에 대해 잠정 합의하는 데 그쳤다. 이미 총선 예비후보 등록은 진행되고 있고, 각 당이 공천 심사까지 개시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선거제와 선거구를 모두 미확정으로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 참정권을 저해하는 직무 유기다. 여야 양당은 최소한 총선 60일 전까지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게임의 룰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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