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조세호(41)가 과거 ‘쇼핑중독’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최근 전파를 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도박 중독 전문의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게스트로 나온 가운데 조세호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물건을 사서 집에 오면 그 물건을 안 쓴다. 그 행위 자체를 좋아했던 것"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난 이걸 살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에 카드 결제를 하고 집에 온다. 그걸 걸어놓고 입지를 않는다. 그게 잘못된 거 아니냐. 당시에 쇼핑중독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쇼핑 중독’은 강박적 구매 장애를 말한다. 폭식증, 음주 등과 함께 충동조절장애에 속하는 질환이다. 쇼핑중독자는 ▲불필요한 물건도 구매하고 ▲빚을 지면서 쇼핑하고 ▲물건보다 사는 행위 그 자체를 즐기고 ▲과소비에 죄책감을 갖지만 쇼핑을 끊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쇼핑중독은 충동과 감정 조절에 관련되는 세로토닌,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쇼핑에 대한 기대감이 두뇌를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도록 촉진한다. 이때 도파민은 실제로 쇼핑을 하거나 보상을 받을 때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 구매 전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즉, 윈도우 쇼핑이나 온라인에서 물건을 검색하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나오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도파민 등 호르몬의 과다 방출로 우리 두뇌는 기분 좋게 하는 것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 커질 수 있다.
성장 환경과 심리적 요인도 쇼핑중독을 키울 수 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나 외로움, 애정결핍 등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은 ‘부족한 감정’을 쇼핑으로 치유하기도 한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쇼핑이라는 ‘구매 행위’를 통해 입증하는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은 마약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에서 발견되는 증상과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
쇼핑중독은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봤을 때 불필요한 물건 구입에 집착하거나 구매를 참을 수 없을 경우, 사려는 물건의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 쇼핑을 통제하지 못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 등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쇼핑 중독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만약 심각한 쇼핑중독 단계에 진입했을 경우 우선 온라인 쇼핑몰 구독을 취소하고 홈쇼핑 채널을 적게 보는 등 쇼핑 유혹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등의 적극적인 행동 치료 요법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쇼핑 전 구매 체크리스트·쇼핑 후 지출 내역을 작성하고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쓰는 것도 하나의 치유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빈번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비 충동을 막기 위해 산책이나 운동, 친구 만나기, 명상 등 건강한 활동을 권하기도 한다. 조세호와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신 교수도 "사는 행위 자체가 자기에게 만족을 주는 거다. 다른 데서는 대접 못 받지만 쇼핑할 때는 대접을 받는다.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라며 "막상 사고 나면 별로 의미가 없어진다. 대부분 쇼핑 중독 문제가 아니라 우울하고 외로운 마음의 문제들이 숨어 있다. 그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런 행동 치유에도 쇼핑중독 증상에 변화가 없다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쇼핑을 하지 않을 때 느껴질 수 있는 우울감과 무기력함 등을 막기 위해 항우울제 등의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