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대선 앞두고 인니 주요 대학 '민주주의 비상' 성명

조코위 대통령 아들 '꼼수 출마'에 대학들 잇딴 성명

기브란 러닝메이트 대통령 후보 노골적 지지하기도

2월 14일로 예정된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4일(현지시간) 덴파사르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 행사에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AFP연합뉴스2월 14일로 예정된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4일(현지시간) 덴파사르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 행사에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대선을 열흘 앞둔 4일(현지 시간) 현지 주요 대학들에서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질서가 파괴되고 있다는 성명이 잇따라 나왔다.



이날 콤파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국립인도네시아대학(UI) 교수들은 지난 2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오는 14일 열리는 대선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기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를 이용해 장남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고 특정 후보에 편파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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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야카르타에 있는 국립 가자마다대학(UGM) 교수들도 지난달 31일 단체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정부에서 일어난 일탈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가자마다대학은 조코위 대통령의 모교다. 인도네시아이슬람대학교(UII)의 파투 와히드 총장과 교수들도 1일 “대통령·부통령 후보 선거 운동에 참여했거나 이들의 당선을 위해 관여한 모든 공무원은 사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선 임기 중인 조코위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를 부통령 후보로 앞세워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헌재를 통해 기브란에 부통령 ‘꼼수 출마’ 길을 열어준 것이 역풍을 불렀다. 인도네시아 선거법은 대통령·부통령 후보 자격을 ‘40세 이상’으로 두고 있어 30대인 기브란은 당초 후보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헌재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사람은 연령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헌법 소원을 받아들이면서 수라카르타 시장인 기브란이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인 헌재 소장이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어겼고 소장직에서도 물러났지만 기브란의 출마는 번복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기브란의 러닝메이트로 대통령에 출마한 브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대통령으로서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조코위 대통령은 “대통령도 정치인 자격으로 선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반박해 논란을 빚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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