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WHAT] '나 홀로 성장' 돋보이는 美, ‘실직자 대응’부터 남달랐다

팬데믹 일자리 유지보다 실업급여 확대

일상회복 후 구직의욕 높여 생산성 증대

우크라戰 등 지정학 혼란 비껴간 행운도

IMF, 올 성장률 전망 2.1%로 대폭 상향


올해 전 세계적으로 경기 연착륙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나 홀로 성장’을 구가했던 미국이 올해 더욱 돋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쟁 등 지정학적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재정정책 등 ‘행운과 판단’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인용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정부지출 비중이 팬데믹 이전 35%에서 팬데믹 기간 40%를 넘어섰다며 미 정부 당국의 적극적 재정정책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팬데믹 기간 똑같이 대규모 재정지출을 감행했던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정책은 실직자 대응과 관련한 부분이다. 유럽 국가들은 고용을 유지하도록 임금을 지원한 반면 미국은 실직자에게 일회성 자금 지원과 실업보험 확대를 통해 집에 머물도록 함으로써 팬데믹 해제 후 일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애덤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은 “미국인들이 실직 후 스스로 새롭고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한 점이 현재 보이는 강력한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위 연령대가 미국은 38.5세인 반면 독일은 46.7세, 일본은 49.5세에 이르는 등 인구구조가 젊게 구성돼 있다는 점도 경제성장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짚었다. 청년층이 은퇴자보다 삶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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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문제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 행운도 누렸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석유·천연가스에 의존하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대러 제재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반면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 수입 비중이 3%에 불과하다. 유럽투자은행(EIB)의 조사 결과 유럽연합(EU) 기업 중 전쟁 이후 에너지 비용 부담이 25% 이상 늘었다고 답한 비중이 68%인 반면 미국 기업인은 30%에 불과했다.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항로에서 선박들을 공격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 역시 미국 내 영향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홍해 혼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미국 공급망에서 중요도가 덜하다”고 말했다.

한편 IMF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5%에서 2.1%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독일(0.5%), 일본(0.9%), 프랑스(1.0%), 영국(0.6%)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1%대를 벗어나지 못한 것과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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