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중국 주요 주가지수가 시진핑 국가주석이 증권 당국으로부터 증시 상황을 보고받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6일 급등했다. 이날 중국 본토의 선전성분지수는 7거래일 연속 하락을 끝내고 종가 기준 5.14% 상승했으며, 장중 6% 넘게 오르기도 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6거래일 연속 하락을 마감하고 3.23% 올랐으며,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도 3.48% 상승했다. 한국시간 오후 4시 10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3.92%,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4.67%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중국 당국이 주가 방어를 위해 자국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거래제한을 강화하고 국유자본인 중양후이진투자(후이진)가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를 늘리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중국 주요 주가 지수는 장 초반 상승 전환했다.
특히 시 주석이 당국으로부터 시장 상황에 대해 보고받을 것이라는 블룸버그의 소식통 인용 보도가 나온 뒤 오후 들어 주가 상승 폭이 커졌다.
시 주석이 직접 증시 상황을 챙기는 데는 중국 투자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중국 주요 주가지수는 일괄 최근 5년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2021년 고점 대비 증발한 시가총액만 약 7조달러(약 9283조원)에 이른다. 해외 투자자들 뿐 아니라 중국 내 개인 투자자들도 연일 하락하는 중국 증시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해 주중 미국대사관의 웨이보(중국판 엑스) 계정에 몰려가 경제와 무관한 게시물에 주가 급락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시 주석이 직접 증시 상황을 체크하고 후이진이 증시 부양책을 내놓아도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으로는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JP모건의 마르셀라 차우 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더 명확한 경제 회복 신호를 찾고 있다"면서 "기대감이 여전히 낮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약한 회복세와 씨름하고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룽후이기금관리유한공사의 저우난은 "후이진의 발표는 더 많은 자금이 주식을 매수하도록 안내할 것"이라면서도 "주가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지만 바닥을 다지기 전까지 시장은 계속 출렁일 것"이라고 봤다.
중국과 달리 한국 코스피(-0.58%)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53%), 호주 S&P/ASX 200지수(-0.58%) 등 다른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기준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발언하고 미국 서비스 분야 지표가 강하게 나온 가운데,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도 약세를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