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민의힘이 띄우는 ‘운동권 청산론’에 대해 “독립운동가들을 폄하했던 친일파들의 논리와 똑같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MBC)에 나와 “운동권, 민주화 운동 세력이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다 보니 해방 후 전문 관료가 필요한 자리에 일제시대 검찰, 순사들이 영전했다”며 “지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검사 출신이 (정치에) 진출하려고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운동권의 행태가 정치권 극한 대결의 원인’이라는 평가에 대해 “(운동권의) 가장 상징적인 사람이 우상호·이인영 의원 같은 분들인데, 이들이 정쟁을 주도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상당수가 그렇게 극단적으로 가 있지 않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임혁백 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언급한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의 타깃으로 86그룹의 대표 인물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6일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임 전 실장과 노영민 전 실장 등의 공천 탈락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 원내대표는 “책임은 책임일 뿐, 이를 바탕으로 누군가를 제거하거나 정치 활동을 제한하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런 식으로 책임을 따지면 한도 끝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 위원장에게도 좀 말씀드릴 생각”이라며 “책임을 물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제3지대 4개 세력이 뭉쳐 ‘개혁신당’을 창당한 데 대해서는 “부담스럽다”고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정부여당에) 반대하는 여론을 다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정 반대 여론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정당이 탄생한다면 당연히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