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엑스(X·옛 트위터) 인수 관련 증권법 위반 의혹에 대한 소환 조사를 받게 됐다.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 스톡옵션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에게 제기한 소환 조사 출석 명령 소송에서 SEC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머스크가 일주일 내 SEC와 출석 일정을 조정한 후 면담에 직접 나와 증언하라고 판결했다.
SEC는 2022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증권법과 공시 의무 위반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그해 4월 4일 트위터 지분 9.2%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는데, SEC는 머스크가 이보다 11일 전에 공시를 마무리해야 했다는 입장이다. 머스크는 최초 지분 매입 당시 SEC에 인수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뒤늦게 인수 계획을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상장기업이던 트위터 주식을 저렴하게 매입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EC는 이 사건과 관련해 머스크에게 두 차례 화상 증언을 받았다. 이후 추가 증언을 요청했으나 머스크는 거부했다. 머스크는 “SEC의 요구가 괴롭힘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SEC는 지난해 10월 머스크의 직접 증언을 받아내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이날 최종 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한편 머스크는 미국 각지에서 법원의 압박을 받으며 ‘사법 리스크’ 한가운데 들어서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31일에는 소액주주가 제기한 테슬라 스톡옵션 관련 1심 소송에서 패소했다. 델라웨어주 법원이 머스크가 이사회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과도한 보상을 얻어냈다는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머스크는 즉각 항소했지만,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총 588억 달러(약 74조 원)를 토해내야 한다. 이에 반발한 머스크는 X에 “(재판이 벌어진) 델라웨어에 절대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는 불만을 드러냈다. 판결 직후 델라웨어 있던 뇌신경과학 기업 뉴럴링크의 법인 등기를 네바다로 이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