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음5G' 제조업 판도 바꿀 게임체인저…2030년 54조 시장 선점경쟁 가속

■현대차 생산라인에 5G 도입

대용량·초고속 네트워크 설비로

로봇·기기 등 연결…생산성 높여

車·조선·철강 등 全산업으로 확산

삼성·LG·네이버도 망 적극 도입

자체활용 넘어 B2B 신사업 추진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지난해 10월 25일 울산공장에서 신 제조기술 적용 가속화를 위해 열린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E-FOREST TECH DAY)’에서 로봇을 활용한 제조 공정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자동차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지난해 10월 25일 울산공장에서 신 제조기술 적용 가속화를 위해 열린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E-FOREST TECH DAY)’에서 로봇을 활용한 제조 공정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의 울산공장 이음5G 망 구축은 대용량·초연결 네트워크 기술이 국내 대표적인 굴뚝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까지 확장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대차(005380)는 자동차 생산 공장에 로봇·인공지능(AI)·머신러닝 등 신기술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를 위해서는 초저지연의 네트워크 환경 마련이 필수적이다.



현대차는 울산3공장에서 초고속 전송이 가능한 네트워크 설비를 구축해 대규모 기기·단말 연결 등 생산 설비 효율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회사는 이음5G 도입으로 생산성 증대뿐 아니라 접속 안정성, 보안 등 다방면에서 생산 설비 운영 이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뿐 아니라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포스코DX(022100)·LS일렉트릭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음5G 망 구축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고도성장이 예상되는 5G 특화망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시도뿐 아니라 스마트공장 구축 등에 활용해 자체 생산성을 대폭 높이려는 구상도 반영돼 있다.

이음5G는 특정 지역이나 건물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5세대(5G) 이동통신망이다. 이동통신 사업자가 아닌 일반 기업이 5G 주파수를 받아 직접 ‘맞춤형 네트워크’를 구축해 활용할 수 있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등 5G의 이점을 누리면서도 이동통신사의 공용 5G 망을 사용하지 않아 보안 등에서도 유리하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한 제조 경쟁력 강화가 각 기업의 주요 화두가 되면서 이음5G의 적용 범위 또한 자동차·조선·철강 등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현재 이음5G를 지정 또는 할당 받아 활용하고 있는 법인·기관은 1월 기준 총 31곳, 56개소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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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신사옥(네이버1784)에서 한 직원이 이음5G 특화망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 신사옥(네이버1784)에서 한 직원이 이음5G 특화망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 제공=네이버클라우드


2021년 12월 국내 1호 사업자로 뛰어든 네이버클라우드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2021년 신사옥(네이버 1784)에 이음5G 망을 구축해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등을 운용하는 등 5G 특화망의 활용 방안을 다방면으로 살피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호반건설과 함께 건설 현장과의 접목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수십~수백 대의 로봇·드론·분석 장비 등을 실시간으로 제어·관리하는 노하우를 확보하고 사업화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5G 특화망 사업을 기존 로봇 사업과 연계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이음5G 주파수를 할당받은 LG전자는 경기 평택의 LG 디지털파크에 통신망을 구축하고 기술 고도화 검증을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초 사업 목적에 기간통신사업을 추가했는데 5G 특화망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또한 지난달 28㎓, 4.7㎓ 이음5G 주파수를 지정받고 경기 수원사업장에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자체 사내망 등에서의 활용뿐 아니라 네트워크사업부의 5G 통신 장비 사업 고도화를 위한 기술 검증에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5G 특화망 전용 장비는 전용 주파수인 28㎓와 4.7㎓를 모두 지원한다.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신청 절차 간소화, 제도 개선 등으로 이음5G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음5G 제출 서류와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간통신사업 등록 시 외국인 주식 소유 지분 제한을 제외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주파수 신청 절차 및 기술 지원을 위해 찾아가는 사전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음5G가 여러 산업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하는 수요자의 맞춤형 요구를 잘 뒷받침해 성공적으로 구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과 정부의 지원이 시너지를 이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5G 특화망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5G 특화망 시장은 2022년 16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에서 2030년 410억 달러(약 54조 6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간거래(B2B) 중심인 5G 특화망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시장”이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참전이 이어지는 만큼 선단 기술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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