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악 21대 국회’ 오명 벗는 길은 경제 살리기 입법 과제 해결


설 명절 연휴 기간 민심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속에서도 정쟁에 빠져 민생·경제를 외면한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원망으로 가득했다. 경기 침체와 안보 불안의 복합 위기를 맞고 있는데도 경제 살리기 입법보다 극한 대립 정치만 일삼는 21대 국회에 대한 분노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4년 전 총선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을 차지함으로써 21대 국회는 ‘힘의 쏠림’ 우려 속에 시작됐다.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의 힘으로 포퓰리즘에 기댄 기업 규제 3법을 강행 처리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렸다. 각종 규제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면서 밀어붙인 임대차 3법은 서민들을 전세대란에 빠뜨렸다. 결국 민주당은 입법 독주와 ‘내로남불’의 역풍으로 정권을 뺏겼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1대 후반기 국회는 더 깊은 정쟁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은 입법 폭주에 더해 탄핵 폭주와 ‘이재명 방탄’에 매몰됐다. 민주당이 주도한 수사 검사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는 거대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것이었다. 야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등을 여당의 반대에도 일방 처리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발해 대결 정치의 악순환을 낳았다. 거대 야당이 무턱대고 국정의 발목을 잡고 여권은 설득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함으로써 정치는 실종됐고 그 피해는 국민들이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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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회가 외려 국론 분열을 증폭시켰다는 점에서 21대 국회는 ‘최악’으로 비판받고 있다. 경제·민생 살리기와 안보 강화, 정치 복원을 성취하는 국회로 거듭나지 않으면 이런 오명을 벗을 길이 없다. 이달 19일 시작되는 2월 임시국회에서 방위산업의 수출 활로를 열어주기 위한 수출입은행법 개정안과 영세 상공인들이 절절히 호소하는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 변화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또 7대 세제 입법 과제 중 연구개발(R&D)을 위한 임시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등도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남은 임기(5월 29일)까지 구조 개혁을 뒷받침하는 입법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21대 국회의 과오를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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