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처음 가는 길

도종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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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없다니, 새해 내딛는 첫걸음에 힘이 실립니다. 내가 처음 가는 길이라니, 세상도 내가 처음이겠군요.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이 없다니, 발자취 따라갈 용기가 생깁니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라니, 흐려진 발자국을 다시 선명하게 새길 이유가 생겼습니다. 두려워도 가야 하고, 두렵지 않아도 가야 한다면 마음을 어찌 먹어야 할지 알 것 같습니다. 낯설고 절박할 때에, 최상의 길을 걷고 있음을 새겨야겠습니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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