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인 입양가족을 통해 퀴어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연극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가 다음달 19일부터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2000년생 재은과 윤경이 친구에서 연인으로, 부부로, 또 딸 재윤과 함께 가족을 이루어 가며 살아가는 한 세기의 시간 여정을 그린다. 퀴어 여성의 생애사를 100년이라는 긴 호흡 속에서 만날 수 있다. 극의 제목은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에서 영감을 받았다. 극은 명백한 사랑이야기인 동시에 사랑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연출은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로 2022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이래은 연출이 맡았다. 연극 ‘사라져 사라지지마’ 등으로 여성 인물을 발굴해 온 도은 작가와 호흡을 맞춘다.
이 연출은 “만남과 이별,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등 극의 순간들이 비선형적으로 겹치고 이어지는 퀴어의 시간성과 시간의 퀴어성을 무대에 담아내려 한다”고 밝혔다. 배우 김시영, 백소정이 최윤경 역을, 김효진, 경지은이 정재은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2022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과정 공유작으로 선정돼 관객을 처음 만난 후 지난해 국립정동극장 세실 무대에 오른 뒤 올해는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2차 제작극장으로 변모 중인 국립정동극장은 작품을 개발하며 계속해 작품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2차 제작극장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 작품은 공모를 통한 지원작으로, 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으로 제작하는 첫 작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