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공급이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했다. 국내 생산품 공급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2023년 2분기부터 공산품 수입도 마이너스로 돌아선 탓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내수 부진으로 인해 소비재 공급이 2.0% 감소했을뿐 아니라 자본재와 중간재 공급도 각각 6.5%, 3.1% 감소하는 등 산업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 산업과 관련이 깊은 전자·통신과 기계장비 분야의 국내 공급도 큰 폭으로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통계청이 15일 공개한 ‘2023년 4/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제품의 국내 공급은 전년동기대비 3.7% 감소했다. 국내 제조업 공급이 2.2% 감소하고 공산품 수입이 6.9% 하락한 결과다. 이로써 제조업 국내 공급은 2022년 4분기 당시 전년동기대비 0.2% 줄어든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상품 소비와 직결되는 소비재 국내 공급뿐 아니라 생산 활동 동향을 엿볼 수 있는 자본재·중간재 공급도 부진했다. 지난해 4분기 소비재 국내 공급은 국산품과 수입이 각각 1.7%, 2.9% 감소하며 총 2.0% 줄어들었다. 자본재(-6.5%)는 수입이 10.8% 급락하며 전체 수치를 끌어내렸다. 중간재(-3.1%) 역시 수입 감소(-7.3%)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자본재와 중간재에서 수입 감소세가 뚜렷했던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통신 분야 수입 부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제조품 공급을 업종별로 분석하면 전자·통신 분야의 수입이 13.7%, 기계장비 수입이 15.0% 떨어졌다. 전자·통신 분야 중에서도 반도체(-22.2%)와 컴퓨터(-24.7%)의 수입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기타 운송장비 영역에서는 컨테이너선, 가스 및 화학운반선, 유조선 등 조선업계 인도 물량이 증가한 덕에 23.7% 상승했다.
국내 생산 감소보다 수입 감소폭이 커지면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27.0%)은 전년동기대비 1.6%포인트 감소했다. 업종별로 △전자·통신(-1.1%포인트) △화학제품(-1.5%포인트) △1차금속(-1.4%포인트) △자동차(-1.3%포인트)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소폭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