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강원랜드 등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공기업들은 올해부터 경영평가 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평가받는다. 공기업으로서 공익 추구도 중요하지만, 상장사이기도 한 만큼 이익 증대 등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소홀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오전 김윤상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워크숍을 열고 올해 경영평가 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경영평가단이 매년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영 평가는 임직원 성과급 규모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때 경영평가단은 올해부터 경영 평가 세부 항목에 ‘상장 공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넣기로 했다. 배당 수준의 적정성, 소액주주 보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모범규준 준수 노력 등을 평가하겠단 것이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공기업은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한전KPS, 한전기술, 강원랜드, GKL(그랜드코리아레저) 등 7곳으로 모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있다.
정부가 상장 공기업 경영평가에 이런 항목을 넣은 건, 공공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공기업 특성상 그간 이익이나 주주가치를 적극적으로 높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전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인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에너지 가격 상황에서도 국내 물가 자극을 우려해 전기요금을 큰 폭으로 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4월 총선 전까진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는 등 정치적 상황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해 ‘전기요금 현실화’는 한전의 오랜 숙제이기도 하다.
이익 성장에 한계가 있다보니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15일 기준 한전 주가는 2만 700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보다 25.5%나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8.9% 올랐는데, 상승률을 따라가긴커녕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모습이다. 한전은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배당을 하지 않는 등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한전이 조만간 발표할 실적 공시에서도 무배당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때 경영평가에 주주가치 제고 항목이 추가되면 공기업 경영진들이 주주가치 및 실적 제고에 힘쓸 유인이 생기는 셈이다. 김윤상 차관은 이날 위촉된 경영평가단장과 평가 위원에게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 눈높이가 높아졌다”면서 “공정한 경영 평가를 위해 높은 전문성과 윤리 의식을 갖고 평가 활동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