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밸류업 한다면서…증권사 주식거래앱 만족도 ‘낙제점’

대부분 증권사 MTS 만족도 5점 만점에 2~3점대

PC주식거래도 윈도우 기반 HTS뿐…맥OS에서 불가

IT 중요도 커지는데 …현업부서 이해도 떨어져

토스·KB證, WTS 등 다양한 시도…반응 좋아 실적 高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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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 자본시장 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의 저평가 현상)를 해소하겠다며 각종 정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정작 국내외 주식 중개를 담당하는 증권사들의 거래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식거래 시스템은 윈도우 운영체제(OS) 기반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위주로 애플의 개인용컴퓨터(PC)에서는 주식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경쟁적으로 내놓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역시 낮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금융과 테크의 결합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전통 금융사들은 여전히 구시대적 발상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NH·키움·KB·신한·토스 등 8개 증권사 대표 MTS의 2021~2023년 연평균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분석 결과 매년 MAU가 늘어난 증권사는 토스앱이 유일했다. 토스는 은행과 증권 등 모든 금융거래를 하나의 앱에 통합해 운영한 결과 2021년 평균 MAU가 895만 5664명에서 2022년 948만 9303명, 지난해에는 1076만 2012명으로 우상향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다수 증권사들의 MAU는 감소했다.



앱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역시 대다수 증권사가 낮은 편이다. 앱스토어 내 평가점수는 토스가 5점 만점에 4.4점으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증권 엠스톡(M-STOCK)이 3.7점, 신한 SOL증권 3.5점, KB증권 마블(M-able) 3.4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영웅문S#(2.2점), 한국투자(2.8점), 삼성증권 엠팝(2.3점) 등 대다수 증권사는 2점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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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내 증권사 중 애플 노트북에 탑재되는 맥OS 전용 HTS를 보유한 곳은 전무하다. 대다수 증권사는 윈도우OS 기반의 HTS만 운영해 애플 노트북 사용자는 PC에서 전용 프로그램을 통한 주식거래가 불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맥OS 기반 HTS를 개발하는 대신 대형 포털 플랫폼과의 제휴를 택했다. 그나마 KB증권과 토스증권이 웹 기반의 전용 트레이딩시스템(WTS)을 갖추고 있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전통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업무가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만큼 IT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데서 오는 영향이 크다고 진단한다. IT 업무가 단순히 오프라인 거래를 보조하고 서버 관리와 같은 유지보수 차원에 머물렀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대다수 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의사결정은 여전히 선 기획 후 개발로 진행되면서 현업부서간 이해 부족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서비스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 단계부터 디자이너, 개발자 등이 함께 참여해 다양한 시도 끝에 최적화된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 서비스를 내놓는 IT회사들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태생이 IT회사인 토스의 앱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차이는 증권사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토스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15억 3143만 원으로 2021년 서비스 오픈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해외주식 거래 점유율은 12.6%로 전체 증권사 4위까지 뛰어 올랐다.

지난해 말 기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맥북과 태블릿PC에서 주식거래가 가능한 WTS ‘마블(M-able) 와이드’ 서비스를 출시한 KB증권 역시 지난해 3896억 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7% 넘는 증가율이다. 마블 와이드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후 입소문을 타며 한 달 만에 32만 명의 누적 접속자수를 기록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 등 기술 발전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IT 이해도가 떨어지는 금융 서비스는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어떤 사용자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주식거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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