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두뇌칩) 제조사 퀄컴, ‘생성형 인터페이스’를 개발한 AI 기업 ‘브레인에이아이(Brain.ai)’와 함께 개발한 앱프리(앱이 없는) AI폰 기술을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서 시연한다.
도이치텔레콤은 자사 앱 ‘티폰(T Phone)’에 탑재된 AI 비서에게 ‘항공편을 예약해달라’는 명령을 내리는 식으로 여행, 쇼핑, 영상 제작, 사진 편집 같은 기능을 앱 없이 수행할 예정이다. 항공과 숙박 예약처럼 필요한 서비스별로 설치해야 하는 무수히 많은 앱을 컨시어지(호텔 관리인) 같은 AI 비서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고객의 삶을 단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앱프리 AI폰이 상용화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지만, 이미 초창기 AI폰도 다양한 서드파티 앱을 대체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표적으로 갤럭시S24는 삼성전자 ‘가우스’와 구글 ‘제미나이’를 포함한 여러 생성형 AI모델을 기기에 내장했다. 이를 통해 ‘전화’ 앱은 13개 언어 실시간 통역, ‘삼성키보드’를 쓰는 문자와 메신저 앱은 실시간 번역과 오탈자·문법·어조 보정, ‘음성 녹음’ 앱은 음성 텍스트 변환(STT)과 요약·번역 등을 지원한다. 올해 구형폰의 포함한 1억 대의 기기를 시작으로 점점 더 많은 갤럭시폰 사용자에게 기능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의 전화 통역 서비스 ‘에이닷(A.) 통역콜’, 카카오의 카카오톡 대화 번역, 네이버의 ‘클로바노트’, 그외 여러 사진 편집과 외국어 번역 앱 등 외부 개발사들이 만든 서드파티 앱은 삼성 기본 앱과 이용자 점유율을 두고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4에 AI 기술이 대거 탑재되면서 기본 앱 기능이 크게 향상돼 서드파티 앱이 들어설 자리가 좁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미 AI폰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번 MWC는 AI폰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자웅을 겨루고 향후 시장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글로벌 무대인 만큼 제조사, 통신사, 앱 개발사를 아우르는 IC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에 이어 AI폰 제품군을 넓히는 AI폰 대세화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아너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 포르셰와 디자인 협업한 ‘매직6 RSR 포르셰 디자인’을 공개한다. 매직6는 ‘매직 캡슐’과 ‘매직 포털’ 기능을 특징으로 가졌다. 매직 캡슐은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해 앱을 실행하는 등의 동작을 수행한다. 매직 포털은 주소가 포함된 장문 메시지를 길게 누르면 자동으로 지도, 내비게이션, 우버 같은 앱과 연동하는 식으로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실행해준다.
비보는 15일(현지시간) ‘X100’을 유럽에 출시했다. 챗GPT 같은 챗봇 ‘블루하트리틀V’와 함께 시각장애인용 ‘비보 씨(See)’를 지원한다. 비보 씨는 카메라를 통해 주위 환경과 움직임을 AI가 인식해 문장으로 설명해주는 기능이다. 샤오미는 앞서 자국에 출시한 ‘샤오미14’와 함께 최고급형 제품인 ‘샤오미14 울트라’를, 원플러스도 최근 운영체제(OS) 업데이트로 AI 기능을 추가한 ‘원플러스12’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포와 메이주도 AI에 집중 투자한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