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글로벌 파운드리에 2조 원이 넘는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 제정 이후 주요 반도체 기업에 지원하는 첫 보조금이다.
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에 보조금 15억 달러와 더불어 16억 달러의 대출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는 뉴욕주 몰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3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파운드리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 3위 기업이다. TSMC·삼성전자에 비해 미세 나노 공정 기술력은 떨어지지만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사업 영역을 자동차·무선통신·군사용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상무부는 이번 보조금 지원으로 향후 10년 동안 제조업과 건설에서 각각 1500개·9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제정된 미국의 반도체법에는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보조금은 팹당 최대 30억 달러까지 각 프로젝트 총비용의 15%를 지원받을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오하이오·뉴멕시코 등지에서 총 435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 투자를 하고 있는 인텔의 경우 보조금의 규모가 1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1일 열리는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 다이렉트 커넥트 2024’ 행사에 참석해 보조금 지원을 발표할 수 있다고 관측하기도 한다.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TSMC는 이번에도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상무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F-35 등 미군 전투기용 반도체를 만드는 영국 방산 업체 BAE시스템스에 처음으로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고 지난달에는 자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를 두 번째 수혜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 전에 주요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결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내 여러 보조금 지원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