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가 올해 독일 경제에 대해 해외수요 감소와 소비 위축에 고금리가 장기화하며 투자도 줄면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19일(현지 시간) 따르면 분데스방크가 월례 보고서를 통해 “독일 경제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며, 올해 1분기 생산도 소폭 위축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3%를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이른바 기술적 경기침체(2개 분기 연속 역성장)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은 지난해 연간 GDP성장률도 –0.3%에 그친 바 있다.
독일은 유럽연합(EU) 경제 규모 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비용이 상승한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독일 경제가 중화학 공업 비중이 높은 탓에 4개 분기 연속으로 제로성장 아니면 마이너스성장을 면치 못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 전체에 골칫거리로 떠오른 상태다.
분데스방크는 당분간 독일 경제 약세를 전망했다. 해외 산업 수요가 감소 추세에 있고 주문 잔고도 줄어들고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까지 인상해 자금 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 기업들도 투자를 보류한 탓이다. 높은 명목 임금 상승률과 운송 등 주요 부분에서의 파업도 기업 경영과 분기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해 지역의 해운 차질은 아직 해운 부문에 여유가 있는 데다 운임상승이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아서 심각한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경제 전망은 약세이지만 현재까지는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독일이 광범위한 장기불황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독일 정부도 지난 14일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2%로 대폭 낮췄으며, 내년 성장률 전망도 1.5%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현재 경제 전략에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에너지 비용 증가와 중국의 수요 감소, 급격한 인플레에 따른 일시적 문제에 따른 결과라는 게 독일 정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