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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채권 시대, 다시 돌아왔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매니저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2023년은 미국 경제가 강력한 소비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을 이루며 안정을 되찾은 해였다. 연말에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부분의 투자 자산이 랠리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는 연초부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하 사이에서 줄타기 중이다.

올해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한 고용 시장과 상대적으로 건전한 소득 대비 부채율을 지렛대 삼아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물론 그 시기와 폭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실제 현실이 일치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분기 말부터 다섯 차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해 글로벌 통화 정책이 금리 인하로 방향이 전환됐다는 것이다. 치솟는 금리로 채권 가격이 떨어져 이자수익(캐리) 수입에만 의존했던 채권 투자자들이 자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자세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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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것보다 채권 투자가 유리한 시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몇 년 간 금리가 올라가면서 투자자들은 국채보다는 단기 금리를 수취하기 위해 머니마켓펀드(MMF)에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머니마켓펀드의 금리도 하락하게 돼 재투자 수익률은 낮아지고 결국 현금 성과가 잠식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머니마켓펀드에 몰린 약 6조 달러의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금리 인하의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타이밍을 맞추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채권에 선제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역사적으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 3개월 전부터 선반영해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통화 정책 변곡점에서는 초기 1년 사이에 자본 차익이 다 실현되고 캐리 수입은 점차 낮아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변동성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한 ‘바벨 전략’을 추천한다. 국채와 크레딧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는 신용 바벨 전략은 강력한 방어력과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듀레이션 리스크가 우려된다면 투자등급 및 하이일드 채권도 매력적이다. 현재 발행사들의 우량한 펀더멘털과 견조한 이자보상배율로 비교적 재정 상태가 건강하지만 CCC등급 이하 채권은 2022년부터 부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 주의할 필요는 있다.

이처럼 올해는 채권의 귀환이라 할 만큼 채권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시장이 예상된다. 다만 더 높은 자본 차익을 위해 불확실한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추려고 하지 않고 미리 채권에 진입해 시장에 남아있는 것이 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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