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가 최근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 전공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덕성여대는 2025학년도부터 독문과와 불문과 2개 전공 신입생을 미배정하는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이달 2일 공지했다. 학교 측은 “재학생 감소로 해당 전공의 정상적 운영이 불가하다”며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개정 사유를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전날 대학평의원회에서 부결됐다.
학생과 교수들은 학교 측이 불법으로 전공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학칙에는 전공을 폐지하거나 신입생을 미배정할 수 있는 규정이 전혀 없는데다 전공 별 배정 인원의 평가 및 조정에 대한 총장의 권한 역시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학생과 교수, 동문들로 꾸려진 민주덕성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를 찾아 덕성여대 이사회와 면담을 요청했다.
교육계는 의학·이공계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향후 ‘무전공 선발’까지 확대되면 대학 내 순수 학문이 더욱 외면받아 ‘폐과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봤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과거 학부제를 운용했을 때도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과는 대부분 취업이 잘되는 학과였다”며 “무전공 확대로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문사철(문학·사학·철학)이나 순수과학은 구조조정 대상이 돼 사라지고 관련 교수들도 직을 잃게 되는 경우가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