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고급 승용차 선물이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위원회를 찾아가라”라며 러시아가 비꼬았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텔레그램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차량을 선물한 것과 관련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준수’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면 마이크 앞으로 달려갈 것이라 아니라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박정천 노동당 비서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18일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전용 승용차 선물을 전달 받았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자동차는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우루스’로 시판 가격은 최고 11억원에 달한다. 이에 우리 통일부는 “북한에 사치품을 직간접으로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하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라며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자각하고 국제규범을 훼손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자하로바 대변인은 "말이 나온 김에 1만 2000개 이상의 불법 대러 제재와 국제법의 본질을 죽이는 서방의 제재 전쟁에 대해 (유엔 제재)위원회 전체가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합법적인 무역 관계를 방해하기 위해 한국에 어떤 압력을 가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적반하장 격의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선물이 제재 위반이라면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하고, 한국에도 동참을 하라고 압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서방의 제재 전쟁으로 전세계 사람이 식량과 의약품, 백신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법 제재가 세계인에게 가져오는 피해에 대해 국제법적 순수성을 옹호하는 이들에게 묻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