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1일 “올해는 경총이 노동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정부, 국회 등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55회 경총 정기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해 노동개혁을 꼭 이뤄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손 회장은 정기총회에서 회원사들의 만장일치로 4연임을 확정했다.
손 회장은 최근 삼성 통합노조 출범에 대해서는 "노사 대화가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19일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노조·삼성화재 리본노조·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삼성 4개 계열사 노조는 삼성 초기업 노조로 통합하는 출범식을 가졌다. 재계에서는 삼성에서도 '노조 리스크'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서로가 대화를 많이하고 이해해야 한다"면서 “경총이 노사간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총은 노동단체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친밀하게 서로 의사 소통을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50인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선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중처법은 처벌보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총 안에 중대재해지원센터를 설치해 소규모 사업장을 위한 산재예방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회원사들의 만장일치로 회장직 연임안이 확정됐다. 지난 2018년 3월 회장직에 취임한 손 회장은 4연임을 확정지으면서 2년의 임기를 더 지내게 됐다. 경총은 회장 연임 제한 규정이 없다. 경총에 따르면 회원사들은 손 회장이 취임 이후 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 저지, 최저임금 안정화 등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총선 국면에 노동시장의 선진화도 시급해 손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동근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비상근부회장 22명과 감사 등 임원은 회장 추천을 거쳐 재선임됐다. 차동석 LG화학 사장이 비상근부회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경총은 이날 정기총회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쿠팡·유한양행 등 10개 신규 회원사의 가입도 가결했다. 온라인 유통 시장 1위 기업인 쿠팡은 사실상 작년부터 경총의 회원사로 활동했으며, 이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식회원사로 합류하게 됐다. 국내 대표 의약품 제조기업인 유한양행을 비롯해 제약회사 동아 ST, 차 부품 제조사 한온시스템,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등도 새 회원이 됐다.
현재 경총은 전국에 4천250여개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