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아시아 진출 거점국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진출의 중심지로 삼아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싱가포르는 ‘패밀리오피스’ 설립국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정치적 안정성과 외국 인재에 대한 개방성이 그 이유로 꼽힙니다.”
싱가포르에서 회계‧세무 컨설팅 회사 KS Management Consultants(KSMC)를 운영하는 공현정(사진) 대표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친화적인 싱가포르의 세금 정책이 외국 기업들에 가장 큰 매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패밀리오피스란 고액 자산가와 그 가문의 자금 운용, 자산 배분을 통한 재산 증식과 상속·증여·가업승계 등 최적의 방법으로 부를 관리하고 세대 간 이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자산관리 회사다.
아시아 금융 서비스 허브로 평가받는 싱가포르의 패밀리오피스 수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패밀리오피스는 2020년 말 400개에서 2022년 말 1500개로 늘었다. 글로벌 금융 전문지인 아시안프라이빗뱅커는 싱가포르를 선도적인 역외 자산관리 허브로 평가했으며 싱가포르가 스위스보다 두 배 이상의 성장률로 해외 자산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의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로 몰리는 것에 대해 공 대표는 “싱가포르는 개인 최고 한계 세율이 22%, 법인세 단일 세율이 17%로 한국의 개인 최고 한계 세율 49.5%, 법인세율 26.4%에 비해 세금 부담이 적다”며 “또 싱가포르 세법 규정에 따라 싱가포르 소재 펀드 관리 회사를 통한 펀드는 광범위한 소득에 대해 세금이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타 세법에 따른 면제 및 과세 이연 제도도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탈세가 아닌 합법적인 절세가 가능하다”며 “싱가포르는 광범위한 이중과세 방지 조약 네트워크 또한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는 해외 자산가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패밀리오피스 설립이 용이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돕는다. 특히 패밀리오피스를 만들면 취업비자를 지원하고 자산가 가족들에게 영주권을 주는 점도 해외 부자들을 끌어모으는 동력 중 하나다.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몰리는 자산가들 덕분에 싱가포르 내 공 대표와 같은 세무 전문가들도 바빠졌다. 패밀리오피스는 신탁·펀드 설립 유무 등 투자 구조와 회사·파트너십 등 법적 구조, 설립하는 나라 등에 따라 상속세를 포함한 세금의 영향이 다르므로 철저한 세무 검토가 필수다.
공 대표는 “세금 측면에서 유리한 사업 및 투자 구조는 해외 자회사 설립 시점부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사업이 성장한 후 해외투자 구조를 변경할 경우 주식양도세 및 기타 거래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 시 혹은 진출 초기에 구조를 설립하거나 변경하는 게 세금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싱가포르를 통해 해외투자할 경우 투자 소득(배당·이자 수익)을 싱가포르로 회수하지 않는 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싱가포르로 회수 시까지 납부 의무가 이연된다”면서 “특히 싱가포르는 K컬처의 영향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만큼 한국의 튼튼한 중소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고려한다면 싱가포르는 최상의 진출국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