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의 선박 수주 잔량을 기록한대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문제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부산 조선업계를 지원할 시책이 추진된다. 조선 현장 인력 부족 해소와 초격차 기술 개발, 친환경 차세대 선박 추진 등이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2030년까지 국·시비 등을 포함한 1조3694억 원을 투입하는 ‘부산 조선 산업현장 위기 극복 지원 및 차세대 기술 선도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생산유발 3조 400억 원, 부가가치창출 9000억 원, 고용유발 8870명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시는 현장전문인력 부족과 기술력 한계 등으로 위기를 겪는 조선업계에 도움을 주고자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 HJ중공업, 대선조선 등 지역 중형조선소 외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자재업체(367개)와 설계·엔지니어링 업체(111개)가 모여 있는 부산의 조선업계는 지속적인 인력 부족, 디지털 전환 기술 경쟁력 차이 심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시는 먼저 산업현장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연간 1000명 이상의 조선 인력을 양성한다. 이중 연간 300명은 초격차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부산 수소선박기술센터와 부산 공유대학(BITS) 등에서 양성한 미래 융복합 핵심인재로 공급한다. 나머지 현장 전문 인력은 산업현장 전문인력, 직업훈련, 일자리도약 장려금 등의 지원을 통해 양성한다. 조선 분야 인력을 안정적으로 양성할 기술 훈련원의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조선소와 기자재업체 간 산업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도 집중한다. 2025년까지 조선기자재 스마트 공동납품플랫폼을 구축해 원활한 생산·공급이 가능하도록 돕고, 올해 3월 중으로 중소조선사, 기자재업체, 연구개발(R&D)기관이 참여하는 중소조선·기자재 산업 연합체를 꾸려 정책 결정, 기술·개발, 금융지원, 기업 애로 등에 협력하는 자리는 만든다.
조선 분야 핵심기술 선점에도 나선다. 자율운항·친환경 등 차세대 선박기술인 소형모듈원자료(SMR) 기술을 개발하고 친환경 자율운항 중소형 선박으로의 산업전환을 위해 차세대 중소형 선박 통합기술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센텀2지구 내 도심융합특구에는 조선·기자재 업체와 설계·엔지니어링업체가 입주하는 친환경 스마트 선박 R&D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의 친환경 핵심기술 고도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부산으로 이전한 삼성중공업, 한화파워시스템 등 대기업 R&D센터와 연계해 차세대 중소형 선박과 기자재업체를 지원하고 설계 엔지니어링 기술 역량을 강화한다. 조선생산공정의 자동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 같은 내용은 이날 시청 대회의실에서 박형준 시장 주재로 열린 제41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도출됐다. 박 시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마련한 지원·선도 전략을 적극 추진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 미래 선박 시장을 선점하고 부산의 선박 산업 생태계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