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가 전 세계 인공지능(AI) 산업 생태계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오픈AI에 투자해 관련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더니 이제는 인텔에 AI 반도체 위탁 생산까지 맡겨 해당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산업 분야에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이미 MS에서 여러 차례 승부수를 던져 관련 산업 분야의 주도권을 잡은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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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미국인인 나델라는 1992년 MS에 입사한 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등의 개발을 이끌었고 2014년 CEO 자리에 올랐다. CEO 취임 당시 경영 여건은 매우 열악했다. MS는 웹 검색 서비스 및 모바일 기기용 앱 분야에서 구글에 뒤처진 상태였다. 나델라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승부를 걸었다.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경쟁사인 오라클 등과도 손잡는 등의 과감한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모바일용 앱도 적극 개발했다. 그 결과 MS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2위 업체로 도약하고 모바일용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거듭났다. 유망 기술 기업들을 적극 인수한 것도 나델라의 승부수였다. AI 기술 업체 오픈AI 및 뉘앙스커뮤니케이션스, 구인·구직 온라인 플랫폼 기업 링크드인, 유명 게임사 모장 등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MS 시가총액은 지난 10년 동안 약 3000억 달러에서 3조 달러대로 10배가량 뛰었다.

이제 MS는 인텔과 손잡고 AI 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AI 칩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파운드리 점유율을 늘리려는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의 TSMC 등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나델라의 공격적인 AI 사업 추진은 우리 기업들에 단기적으로는 도전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다. MS가 AI 칩 시장의 판을 키워 공생적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기회로 삼으려면 우리 기업들은 반도체 공정 기술의 초격차를 확보하고 MS 등 AI 분야 빅테크들의 미래 수요를 정교하게 예측해 K파운드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민병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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