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만여 명의 국민연금 수급자가 재취업을 통해 소득이 발생한 탓에 연금액을 감액당했다. 매달 286만 원 이상의 소득을 거둬 노령연금의 삭감 기준액을 넘겼다는 이유에서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소득 활동에 따른 노령연금 적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퇴직 이후 소득 활동으로 벌어들인 다른 소득(근로소득 또는 필요경비 공제 후의 소득)이 이른바 ‘A값’을 초과한 탓에 국민연금이 깎인 노령연금 수급자가 11만 799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 544만 7086명 가운데 2.03%에 해당한다. 이들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삭감당한 연금액은 총 2167억여 원에 달했다.
노령연금은 가입 기간이 10년(120개월)을 넘겨 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받는 일반적 형태의 국민연금을 뜻한다. 삭감 기준액인 A값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소득 월액을 말한다. 2023년 A값은 286만 1091원이었다. 현행 국민연금은 퇴직 이후 일정 기준 이상의 소득이 생기면 그 소득액에 비례해 노령연금을 깎도록 설계돼 있다. 한 사람에게 과잉 소득이 가는 것을 막고 재정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국민연금 설계 당시부터 도입됐었다. 다만 삭감 상한선은 노령연금의 50%로 설정돼 있다. 삭감 기준선을 넘는 초과 소득액이 100만 원 증가할 때마다 감액 금액이 늘어난다.
국민연금 수령자들은 이 같은 삭감 제도가 과거 납입액 등을 고려할 때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국민연금 수령자는 “똑같은 금액을 냈는데 현재 열심히 일해서 추가 소득이 생겼다고 이를 깎는 것은 근로 의욕을 저해하고 고령자의 재취업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며 “고물가 시대에 은퇴 세대들도 국민연금 이외의 소득이 필요한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노령연금 삭감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