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사장급 인사가 채 6개월이 되지 않았다”며 그간 제기된 법무부와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법무부 장관이 ‘인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데다 앞선 인사 이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인사를 단행하지 않았을 뿐 갈등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27일 수원지방검찰청을 방문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처분과 관련해 (법무부의) 중앙지검장 교체 지시가 있었느냐’는 야당 측 의혹 제기에 대해 “공직자는 맡겨진 책무를 다할 뿐”이라며 “인사에 대해서는 드릴 말이 없다”고 밝혔다. 또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인사에 관한 결정을 협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인사를 할 때 협의하는 것이지, (인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협의는 따로 진행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겠냐”고 답했다. 검찰 인사가 없다는 법무부 장관의 명확한 메시지가 있었고 이를 일선에도 충분히 전파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는 최근 고위 검사 인사를 두고 법무부·검찰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국회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으로 풀이된다. 큰 의미에서 갈등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무부가 사법연수원 31기 검사들에게 인사 검증 동의서를 받는 등 큰 폭의 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박 장관 취임 이후 검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가 지난달 ‘송경호 서울 중앙지검장을 교체하겠다’는 의견을 이 총장 측에 전달해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아내 김혜경 씨에 대한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총장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는 금액이 많고 적음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미 사건 관계인인 경기도 공무원이 유죄로 확정됐기 때문에 공소시효를 감안해 기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는 “법 절차에는 성역도 없고, 특혜도 없고, 혜택도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동일한 기준과 절차를 적용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재차 엄중 경고했다. 이 총장은 “의료법은 이러한 경우를 미리 대비해 절차를 갖춰놓고 있다”며 “검찰은 이러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의료법에 정해진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