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에게 다시 ‘부상 악재’가 덮쳤다.
황희찬은 29일(한국 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16강전)에 울버햄프턴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 그라운드를 누비다가 후반 11분 페드루 네투로 교체됐다.
후반 9분께 공격을 전개하는 패스를 한 뒤 특별한 충돌은 없는 상황에서 홀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황희찬은 왼쪽 허벅지 뒤쪽을 붙잡고 괴로워했고, 상태를 점검한 끝에 네투로 교체됐다. 황희찬은 잔뜩 낙담한 표정으로 다리를 다소 절뚝이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고질적인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황희찬은 지난해 2월과 8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기간 등 여러 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 10호 골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28일 브렌트퍼드와의 19라운드 이후 왼쪽 엉덩이 근육 통증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초반 결장하기도 했는데, 이후 다시 부상 변수를 만났다.
이번 시즌 EPL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돌파하고 리그컵(카라바오컵)에서의 1골을 포함해 시즌 전체 11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 진출 뒤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황희찬에겐 안타까운 악재다.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임시 사령탑으로 준비할 3월 A매치 기간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21일 홈·26일 원정) 출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황희찬이 도중에 빠진 가운데 경기에선 울버햄프턴이 1대0으로 이겼다. 울버햄프턴은 준결승까지 진출한 2018-2019시즌 이후 5년 만에 FA컵 8강에 진입했다. 울버햄프턴은 다음 달 예정된 8강전에서 2부 팀인 코번트리 시티와 격돌한다.
승점 1 차이의 EPL 7위(브라이턴·승점 39)와 9위(울버햄프턴·승점 38) 간 맞대결에서 황희찬과 장 리크너 벨레가르드를 최전방에 세운 울버햄프턴은 경기 시작 약 2분 만에 리드를 잡았다. 벨레가르드가 왼쪽 측면을 쇄도해 올린 크로스를 브라이턴의 제이슨 스틸 골키퍼가 쳐냈으나 멀리 가지 못했고, 흐른 공을 마리오 르미나가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밀어 넣어 선제 결승 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는 줄곧 브라이턴이 경기를 주도하는 양상이었으나 울버햄프턴은 수세에 몰린 가운데서도 한 골 차를 끝까지 지켜냈다.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 미토마 가오루가 허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브라이턴은 이날 울버햄프턴의 2배인 슈팅 18개를 퍼부었으나 유효 슈팅은 2개로 같았고, 끝내 한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