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건국전쟁’의 후속작이 만들어진다.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건국전쟁2: 인간 이승만’의 제작발표회에서 김덕영 감독은 “1편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잘못 알려지고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는 데 주력하다 보니 그의 인간적 면모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2편에서는 1편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인간 이승만의 면모를 주요 소재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김 감독과 함께 류석춘 교수, 이호 목사, 이한우 작가, 원성웅 목사, 마이클 브리 등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이미지와 달리 그는 매우 고상한 품격과 지성을 갖춘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휴머니스트였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이 전 대통령의 한시와 서예는 당대 최고 수준”이라며 “한글 보급에도 앞장섰던 그의 조국에 대한 헌신이 관객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영화의 영어 제목은 ‘The Birth of Korean(한국인의 탄생)’이다. 1편의 영어 제목 ‘한국의 탄생’에서 알 수 있듯 이번에는 전근대적 사회 관계 속에 놓여 있던 한국인이 어떻게 자유로운 근대적 한국인으로 탄생할 수 있었는지에 주목한다. 김 감독은 “건국 1세대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선물을 줬는지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건국전쟁2’에서는 그동안 공개된 적 없던 이승만의 일기와 여행력 등을 통해 이승만의 구도자적 삶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김 감독은 “전 세계를 최초로 여행한 한국인이 이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승만의 여자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류 교수는 “임영신 등 이 전 대통령과 여자 이야기도 넣어 흥미를 돋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하고 건국 투쟁하셨던 분들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 자제분들이 남아 계신다”며 “그런 분들의 일화를 모아 이 전 대통령의 체취가 담긴 작품을 만드는 일은 사료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영화에 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한 인물에게 대해지는 잣대가 너무 가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연하게 생각했던 통일과 분단에 대해 원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분단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하는 모순적인 생각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파묘’ 논란에 대해서는 “지령이 내려온 듯 영화를 보지 말자는 유튜버들이 있었다”며 “영화의 진실에 대해 눈을 돌려 달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민심은 무서운 말”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 전 대통령처럼 희생된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어 “나라가 잘됐으면 하는 소망만으로 만든 영화”라고 의지를 표했다.
영화는 올해 9월 시나리오 집필 및 기획 단계를 마친 뒤 12월 크랭크인과 내년 1월 후반 작업을 거쳐 3월 개봉할 예정이다. 이 목사는 “이번 작품은 이승만 탄생 150주년이자 서거 6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감독은 건국전쟁을 5편 이상의 시리즈물로도 계획하고 있다. 3편에서는 제주4·3 사건도 다룬다.
‘건국전쟁’ 1편은 미국 국회의사당 상영에 이어 유엔에서의 상영도 추진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승만의 존재가 전 세계에서 새롭게 부각 중”이라며 “많은 저개발국가들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유엔 상영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