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시장과 관련해서 최근 두 나라가 이목을 끈다. 바로 이탈리아와 일본이다. 두 나라 모두 훌륭한 자연·문화유산을 갖고 있고 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그리고 한국과의 관광무역 역조가 심한 대표적인 국가다.
우선 이탈리아를 보자. 올해 2024년은 이탈리아와 수교한 지 140주년 되는 해라고 한다. 올 2월 26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사진전’을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개막식 행사에 참석해 양국 문화 교류를 늘려나가자고 약속했다. 올해와 내년은 양국의 ‘상호 방문의 해’라고도 한다.
다만 현실은 아쉽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방한했던 이탈리아 관광객은 모두 4만 9344명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소된 지난해는 4만 7631명이 한국을 찾았다. 반대로 2019년 기준 이탈리아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인적 교류에서는 엄청난 격차다.
한국인의 이탈리아 사랑은 유별나다. 방송 여행 프로그램이나 신문, 관련 책들을 보면 이탈리아는 한국인에게 아주 익숙한 나라다. 고대 로마 시대 역사에 관심 있는 기자도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이탈리아 관광 업계에서는 한국이 공을 들일 필요가 있는 매우 큰 시장이라고 한다. 반면 이탈리아인의 한국 방문은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일본은 어떨까.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인 관광객 85만 7000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그에 반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14만 3152명에 불과했다. 무려 6배의 차이가 난다. 올 들어 특히 엔저 추세에 따라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이 많은 반면 방한 일본인은 줄었다.
국가 간 우호 관계의 개선도 좋지만 이것이 상대국 관광 업계만 배불리고 자국 업계에 손실을 가져다주는 것은 안 되는 일이다. 물론 관광이라는 것이 개인적으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해외여행이라고 막을 일은 아니다. 결국은 한국 관광 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다만 우리 국민의 해외 송출에 대해 해당 방문지 국가에 일정한 목소리를 낼 수는 있다. 상대국이 우리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게 말이다. 규제가 있는 무역처럼 관광 시장도 마찬가지로 제한을 둬야 할 필요는 있다.
관광에 대해 덧붙여 말하지만 주무 기관인 한국관광공사 사장 공모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도 문제다. 전임 사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며 올 1월 10일 사퇴한 후 두 달 가까이 되도록 후임 인선에 대한 소식이 없다. 일부에서는 선거가 끝나야 임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한 해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유치를 달성하겠다며 정부가 내건 목표가 무색해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