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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 우려에 손사래…강남 재건축도 시공사 유찰 거듭

개포주공5·신반포27차 등

강남권 알짜마저 유찰 이어져

건설경기 악화에 몸 사리기

조합 초럭셔리 조건도 부담

결국 백기…공사비 줄인상

사진 설명사진 설명




올해 들어 건설업체들의 정비사업 수주 건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자 서울 강남권 등 알짜지역 재건축·재개발 시공권마저 포기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다.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는 조합은 콧대를 낮추고 공사비를 대폭 인상하는 등 건설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3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민간으로부터 수주한 주거용 건축 금액은 2021년 78조 5641억 원에서 2022년 80조 8133억 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54조 4384억 원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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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더욱 수주금액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DL이앤씨와 대우건설(047040)은 이미 올해 주택의 목표 수주액을 지난해보다 약 2조 원씩 낮췄다. 특히 하반기 발주가 예고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과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미뤄질 경우 지난해보다 낮은 수주액을 기록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내다봤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성수의 경우 연내 시공사 선정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는 압구정과 여의도를 제외하고는 무리하게 수주전에 뛰어들지 말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던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사실상 유찰됐다. 지난 달 열린 시공사 선정 현장 설명회에 총 10개사가 참석했으나, 대우건설만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유력 경쟁자였던 포스코이앤씨는 고심 끝에 불참했다. 정비사업은 시공사 선정 시 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 유찰되고, 2회 유찰 시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개포주공5단지의 3.3㎡당 공사비는 840만 원으로 평균 수준이지만, 조합에서 내건 초고가 마감재 사용 등의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초고가 자잿값은 변동 폭이 더욱 큰 편"이라며 "글로벌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강남이라고 무턱대고 계약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수주전도 이달 유찰됐다. 현대건설(000720)이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였지만 유력 경쟁자였던 대우건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경쟁 구도가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 역시 지난해 1회 입찰이 유찰된 데 이어 지난 달 2회 입찰도 포스코이앤씨가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조합 측은 이례적으로 입찰 참여사가 아닌 삼성물산(028260)에도 수의계약 의사를 묻는 공문을 발송한다는 계획이지만 건설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서울 알짜지역마저 시공사 선정이 수차례 불발되자 조합은 결국 백기를 들고 공사비를 증액하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 조합이 대표적이다. 이 조합은 이달 공사비를 기존 3.3㎡당 908만 원에서 958만 원으로 올렸다. 지난 달 908만 원으로 입찰을 진행했지만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기 때문이다. 인근 '신반포22차'의 경우 3.3㎡당 1300 만 원대에서 공사비 협상이 진행 중이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조합도 시공사 선정이 유찰에 유찰을 거듭하자 공사비를 3.3㎡당 760만 원에서 810만 원으로 올려 입찰 공고를 다시 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외에 건설사들의 수주전 참여가 시들해지면서 경쟁 구도가 성립되지 않는 것도 공사비가 올라가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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