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011070)이 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의 연구개발(R&D)과 생산 기지를 경기도 파주로 일원화한다. 전장 부품을 만드는 평택 공장을 이전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카메라 모듈 사업도 한곳으로 모아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본지 2월 20일자 1·3면 참조
3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사업부 내 차량용 카메라 모듈 R&D를 맡고 있는 인력 100여 명의 근무지를 최근 서울 마곡 본사에서 경기도 파주 사업장으로 전환했다.
현재 LG이노텍 파주 사업장에는 스마트폰·차량용 카메라 모듈 생산 라인이 있다. 분리돼 있던 R&D와 생산 기능을 한곳으로 합쳐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R&D와 생산지를 일원화할 경우 신모델을 개발할 때 테스트나 시제품 생산 면에서 효율 향상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 개발을 완료해 2027년부터 양산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제품군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모바일에 치우쳐 있던 카메라 모듈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장까지 빠르게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카메라 모듈과 전장 부품 사업부를 모두 가지고 있는 LG이노텍 입장에서는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제품은 두 사업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교집합적인 제품이다. LG이노텍은 원래 전장부품사업부에서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생산해왔지만 2022년 해당 부서를 광학 솔루션 부문으로 이관하며 경쟁력 높이기에 주력해왔다. 오랜 모바일 카메라 모듈 업력으로 쌓은 광학 솔루션 사업의 역량과 기술력을 차량 분야까지 확장하기 위해서다.
공급선 확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애플 외에도 대형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사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에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S&P글로벌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은 지난해 64억 3700만 달러에서 2030년 100억 3000만 달러(약 13조 40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문혁수 최고경영자(CEO)가 지휘봉을 잡은 후 LG이노텍의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CEO는 취임 바로 전인 지난해 최고전략책임자(CSO)로서 신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적극 참여해왔다. 특히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전장 관련 사업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LG이노텍은 올해 초 차량용 모터를 생산하는 경기도 평택 공장의 생산 설비를 이전하기 위해 연말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가동률이 낮은 공장을 정리하며 생산 거점 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