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차량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차량은 구매 후에도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호언장담과 달리 최근 시장 점유율 하락 추세 속에 신차와 중고차 판매 가격이 크게 빠지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다.
미 보도채널 CNN은 미국의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의 자료를 토대로 테슬라의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이 55%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 80%까지 차지했지만 2022년 64%로 떨어진 뒤 2023년 50%대로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CNN은 “구매자는 포드, 현대, 기아,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다”면서 “(테슬라의 점유율 하락은) 더 많은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발생한 현상”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이에 대응하게 위해 신차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 실제 콕스오토모티브 자료에서는 신형 테슬라의 소비자 판매가가 지난 1년 간 약 2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가격을 내리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신차 가격 인하는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 평가받는 테슬라 차량의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 완성차 정보업체 에드먼즈닷컴에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형 테슬라 모델3의 중고차 평균가격은 지난 1년 간 약 29% 빠졌다. 2023년 해당 모델의 평균 가격이 4 522달러였는데 2024년 1월 2만 8700달러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 기간 동안 2021년 모델의 평균 중고차 판매가격이 약 19.5% 하락한 것에 비해 하락 정도가 심하다는 평가다. 에드먼즈닷컴의 가격 분석가는 “업계에서 가장 감가상각이 많이 된 차량이 바로 테슬라”라고 말했다.
실제 약 2년 전 2020년형 테슬라 모델 3 중고차를 5만 1000달러에 구매한 한 소비자가 최근에 보상판매 형식으로 차량을 내놨는데 대리점에 제시받은 금액이 2만 2000달러라고 CNN은 소개했다. 그는 “자동차는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18개월 만에 구매가의 50% 이상이 떨어지는 것은 큰 손실”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는 중고 전기차 시장의 도미노 효과를 미치고 있다. 경쟁사들의 중고 전기차 모델들의 가격 하락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에드먼즈닷컴의 가격 분석가는 “테슬라는 연못에 돌을 던지고 있고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중고 전기차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머스크는 테슬라 자동차 가치는 시간이 흘러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추후 자율 주행 기능이 보강되면 테슬라 차량의 가치는 치솟을 것이라고 머스크는 강조했지만 현재로선 그의 주장은 사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