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을 기업투자 현장에 파견하는 울산시의 친기업 행보가 삼성SDI의 이차전지 신공장 인·허가를 대폭 앞당기는 등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5일 울산시에 따르면 삼성SDI 울산공장은 이달 중 하이테크밸리 일반산단 3공구 내에 5000억 원 규모의 양극재 및 신형 배터리 공장을 착공한다. 울산공장 내 공장 건립 인·허가는 최소 3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삼성SDI는 사업 추진 6개월 만인 지난 1월 양극재 및 신형 배터리 공장 건축 허가를 완료했다.
울산시는 행정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현장에 전담 공무원 1명을 파견했다. 해당 공무원은 시청이 아닌 현장에 매일 출근하면서 투자사업 수립 단계부터 컨설팅과 업무지원은 물론 최적의 사업추진 계획을 수립한 후 직접 허가업무를 대행했다. 이 공무원은 삼성SDI가 수 십 년 동안 매입하지 못한 공장 내 무연고 사유지를 4개월 만에 해결했으며, 산업단지개발사업과 공장 건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준공 전 토지사용’을 활용해 착공 시기를 앞당겼다.
삼성SDI 울산공장의 경우 현대차 신공장 사례보다 허가 난이도가 높았다. 하지만 울산시는 34년 만에 현대자동차의 울산 투자를 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인허가 리스크’를 없앤 투자 기업 지원 정책을 보다 과감하게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앞서 울산시는 삼성SDI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현대차 전기차 신공장 최단기간 허가 사례를 근거로 신속하고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전담공무원 현장파견을 약속했다. 이에 삼성SDI는 지난 1월 대표이사가 직접 울산시청을 방문해 김두겸 울산시장과 대규모 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삼성SDI는 신형 배터리 공장 건립도 울산으로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삼성SDI는 수요처 현지 생산을 선호하는 배터리 산업의 특성상 당분간 국내 투자계획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울산공장 내 유휴부지는 환경영향평가, 산업단지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등 각종 필수이행 조건사항과 수 십 년 간 해결하지 못한 공장 내 무연고 사유지 매입 문제 등 수많은 난제로 투자대상에서 제외됐던 곳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시에 차세대 미래 먹거리를 가져다줄 삼성SDI의 이차전지 투자사업이 수많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과가 나서 매우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신형 배터리 공장 등 추가 투자에도 신속한 허가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