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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몽골 등 8개국, "광물 농축·제련 기술 우수…한국과 협력 희망"

지질자원硏 '핵심광물 포럼'

카자흐·몽골 자원 당국자 참석

광물 개발 韓에 처음 제안 카자흐

전 부처가 협력파트너 전폭 지지

몽골도 니켈등 금속 공동탐사 나서

한국의 中의존도 낮출 방안등 제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연 ‘핵심광물 국제포럼’에서 쿠렐바타르 산치그도르(가운데) 몽골 광업중공업부 지질정책국장, 이브로프 카니 바키트베코비치(오른쪽)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지질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허철호 지질연 광물자원연구본부장. /사진 제공=지질연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연 ‘핵심광물 국제포럼’에서 쿠렐바타르 산치그도르(가운데) 몽골 광업중공업부 지질정책국장, 이브로프 카니 바키트베코비치(오른쪽)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지질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허철호 지질연 광물자원연구본부장. /사진 제공=지질연




“카자흐스탄이 정부 차원에서 해외에 공동 광물 개발을 제안한 것은 한국이 처음입니다.”(이브로프 카니 바키트베코비치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지질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과 지질 조사와 선광(유용한 광석 선별)·제련(금속에 필요한 순도로 추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싶습니다. 특히 젊은 학자를 한국에서 교육시키고 싶습니다.”(쿠렐바타르 산치그도르 몽골 광업중공업부 지질정책국장)

카자흐스탄과 몽골의 지질·광물 당국자들은 5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핵심광물국제포럼’에서 한국과의 자원 협력을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카자흐스탄·몽골 외에도 핵심 광물을 보유한 우즈베키스탄·베트남·인도네시아·탄자니아·나이지리아·콩고민주공화국 등 8개국 관계자가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리튬·니켈 등 주요 자원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바키트베코비치 부위원장은 “카자흐스탄은 세계 우라늄 생산의 40%를 차지하고 구리·아연·몰리브덴 등 100여 종의 광물을 생산하는 광물 부국”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유일하게 한국을 핵심 광물 협력 파트너로 선정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과의 협력은 전 부처가 지지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질연의 선광·제련 기술을 벤치마킹해 리튬을 비롯한 핵심 광물 개발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독일·캐나다 등 여러 외국 기관은 카자흐스탄 정부와의 협력 없이 아직 가능성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채굴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질연 연구원이 광물의 성분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지질연 연구원이 광물의 성분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질연은 지난해 진행한 카자흐스탄 리튬 광구 탐사에서 고순도 리튬 광물 자원을 확인했다. 앞으로 카자흐스탄 정부의 허가를 얻어 시추 조사를 거쳐 광물의 품위와 경제성 등을 확인하면 국내 기업과 함께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탐사는 2021년 로만 스클랴르 카자흐스탄 경제부총리가 방한했을 때 지질연에 유망 광산 지대 후보군을 제시하고 연구개발(R&D) 협력을 제안하며 이뤄졌다. 당시 지질연은 후보군 27곳을 받아 탐사지를 두 곳으로 추린 뒤 지난해 5월부터 그중 하나인 카자흐스탄 동부 바케노의 페그마타이트 부존 지역 1.6㎢에서 리튬을 함유한 ‘리튬·세슘·탄탈륨 페그마타이트’ 지질 조사를 했다. 허철호 지질연 광물자원연구본부장은 “현지 조사와 드론 물리 탐사 등을 통해 페그마타이트 광구를 탐색했다”며 “카자흐스탄 지질 단면도 등을 토대로 한 지역에서 345만 톤의 페그마타이트 광체를 발견했다”고 했다. 이를 캐나다 분석 기관에 의뢰한 결과 일부 광구에서는 리튬 품위가 2.7~5.3%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지질연은 이르면 내년부터 시추 조사에 나선 뒤 추후 현지에 선광 플랜트를 구축해 리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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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몽골·우즈베키스탄·베트남·인도네시아·탄자니아·나이지리아·콩고민주공화국(무순) 등 8개국 지질자원 관계자가 5일 지질연이 개최한 광물포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다짐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카자흐스탄·몽골·우즈베키스탄·베트남·인도네시아·탄자니아·나이지리아·콩고민주공화국(무순) 등 8개국 지질자원 관계자가 5일 지질연이 개최한 광물포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다짐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몽골 측도 한국과의 광물 자원 협력을 적극 피력했다. 산치그도르 국장은 “몽골은 핵심 광물 잠재력이 크지만 탐사 기술 수준이 한국에 비해 낮다”며 “더구나 수출하려면 중국과 러시아를 거치는 육로 수단밖에 없어 판매에도 제약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선광·제련 등을 통해 광물의 무게를 줄이면 운송비를 감축하고 부가가치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몽골은 지난해 2월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희소금속 탐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산치그도르 국장은 “자원 개발과 관련해 한국뿐 아니라 독일·프랑스·일본과도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탐사부터 활용 기술까지 기술 수준이 높은 지질연과 공동 연구를 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몽골에서 여러 법적 제약을 완화하고 있어 협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지질연은 몽골 정부의 허가를 받아 서쪽 지역인 바양울기 지역의 리튬 광산을 공동 탐사하고 있다. 앞으로 몽골 측과 합작사를 설립해 개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박계순 지질연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장은 “올 연말에는 핵심 광물 채굴 가능성을 알 수 있는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지질연이 5일 개최한 광물포럼에서 이평구 원장과 8개국 지질자원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지질연이 5일 개최한 광물포럼에서 이평구 원장과 8개국 지질자원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평구 지질연 원장은 “우리나라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의 수입 비중이 90%가 넘는 등 핵심 광물 대부분을 중국 등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며 “핵심 광물 분야에서 탈중국을 통해 새로운 자원 동맹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원 부국들의 ‘자원민족주의’ 현상이 노골화되는 현실에서 세계 공급망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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