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고려아연 "영풍 주장은 자가당착…경영간섭 철회해야"

"5년전 같은 내용의 영풍 규정은 개정

지금 와서 고려아연 규정 개정은 반대"

최윤범(오른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최윤범(오른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오는 19일 열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 상정될 정관 변경 안건을 놓고 고려아연과 영풍 간 찬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 외국 합작법인에만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정관을 삭제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인데 최대 주주인 영풍이 반대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고려아연 정관 변경안에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반대하는 영풍이 2019년에는 기존 정관의 신주인수권 관련 규정을 개정했었다”면서 “영풍과 동업 관계인 고려아연은 2019년 당시 영풍의 정관 변경 목적과 내용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동의했는데 영풍은 이제 와서 같은 규정 개정에 대해 단순 반대를 넘어 고려아연 경영진까지 거론하며 비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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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영풍 측은 “5년 전 정관 개정은 자본시장법에 맞춰 규정을 세분화한 것”이라며 “고려아연처럼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 외국 합작법인에만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정관을 삭제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배당 확대 요구도 재차 일축했다. 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 안건에 대해 영풍은 주당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이 7조4000억 원의 이익잉여금과 1조5000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만큼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영풍은 4조 원에 가까운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2022년 연간 배당금은 170억 원대, 배당 성향은 고작 5%에 불과하다”며 “영풍에겐 자사 주주들을 위한 주주환원 개선이 더 시급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1949년부터 3대에 걸쳐 70년 이상 동업 관계를 유지해온 고려아연과 영풍이 표 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 주총이 처음이다. 영풍 측과 고려아연 측이 보유한 지분은 30%대로 비슷한 만큼 다른 주주들의 선택이 주총 결과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을 위시한 장씨 일가 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으로 대표되는 최씨 일가 측이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각각 32.3%, 3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72년간 아름답게 이어온 독립경영 체제를 영풍이 더 이상 흔들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각종 경영간섭을 철회하고 자가당착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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