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달의 과기인상]종양만 잡는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선보여

■김대덕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

암 조직에 항암제 효과적 전달

간 등에 노출 줄이고 배설 수월

관절염 등 분야 확대 기대감도

김대덕(오른쪽)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가 연구원과 함께 나노 물질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김대덕(오른쪽)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가 연구원과 함께 나노 물질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세계적으로 나노 물질 기반의 약물 전달 시스템을 활용해 항암제를 암 조직에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표적화 연구가 활발하다. 약물 전달 시스템은 약물의 투여 속도와 투여 경로, 형태 등을 조절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원하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3월상을 받은 김대덕(61) 서울대 약학대학 제약학과 교수는 나노 입자를 활용해 암 조직을 표적으로 삼아 항암제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약물 전달 시스템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나노 입자의 종양 침투에 대한 종양 미세 환경의 특징과 약물 전달 시스템 연구.나노 입자의 종양 침투에 대한 종양 미세 환경의 특징과 약물 전달 시스템 연구.


신장으로 배설되는 초소형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 설계 전략을 담은 항암제의 암 조직 표적성 향상 연구.신장으로 배설되는 초소형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 설계 전략을 담은 항암제의 암 조직 표적성 향상 연구.



기존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을 통하면 약물이 종양으로 전달은 잘되지만 크기가 커서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그 결과 간이나 비장 같은 정상 조직이 약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임상 적용이 제한적이었다. 몸에 투여한 약물이 핏속(혈중)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위장관막이나 피부 등의 장벽을 통과해야 하지만 약물에 따라 도달량이 매우 적은 경우가 많다. 핏속에 도달하더라도 쉽게 분해되거나 목표로 하는 약효 부위에 도달하지 못하고 몸 밖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그는 “항암제가 목표 부위에 도달하지 못해 여러 부작용을 나타내는 것을 극복하고자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을 활용하는 연구를 해왔다”며 “약물을 효율적으로 체내에 전달해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제형)을 연구한다”고 했다. 제형은 의약품을 정제·산제·연고제·주사제 등 사용 목적이나 용도에 맞는 형태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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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덕(왼쪽 네 번째) 교수가 ‘서울대 약대 개교 100주년 기념탑’을 배경으로 연구원들과 손뼉을 치고 있다.김대덕(왼쪽 네 번째) 교수가 ‘서울대 약대 개교 100주년 기념탑’을 배경으로 연구원들과 손뼉을 치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신장으로 배설 가능한 크기의 초소형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 제형을 개발해 암 조직에 대한 약물의 표적성은 유지하면서 일반 장기에 축적되는 것은 최소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 제형은 크기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보다 작아 신장으로 배설이 가능하다. 나노 입자 구조의 최적화 설계로 약물을 암 조직에 균질하게 침투시키는 동시에 종양 조직과 정상 조직에 대한 잔류 정도를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 간이나 비장 등의 정상 조직으로의 항암제 노출을 줄이는 게 오랜 숙제였다”며 “높은 암 표적 능력을 보유하면서 정상 조직으로는 분포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새로운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 제형은 주사제 등 기존 의약품 첨가제로 사용되며 안정성이 입증된 사이클로덱스트린을 기반으로 개발돼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직을 표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 관절염 같은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치료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 교수는 “새로운 약물 전달 시스템 제형이 암 조직 표적화 능력을 유지하며 일반 장기로의 축적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입증해 앞으로 다양한 질환에 활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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