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을 통합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리를 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번에 나온 후보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공화당 지지자 데이비드)
미국 대선 후보 경선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인 5일(현지 시간) 오전 버지니아주 프로비던스 선거구 투표소가 차려진 옥턴고에는 오전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진행된 대선 경선은 오픈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방식으로 진행돼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유권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들은 ‘올해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인 사이먼 키 씨는 “조 바이든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확신할 수 없다”면서 “그가 최적의 후보는 아니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경선에서 독주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실체가 드러날수록 지지자들은 붕괴될 것이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인 밥 씨는 “걱정이다. 바이든이 이기면 나라가 망할 것 같다”면서 “경제문제가 끔직하다. 바이든의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지하는 후보에 따라 입장 차는 컸지만 최근 미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공화당 경선에 참여한 데이비드 씨는 “이민 문제는 통제력을 잃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면서 “미국에서 태어나는 사람보다 더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밀려온다”고 우려했다. 키 씨도 “남쪽 국경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투표 권리를 확대하는 것 또한 미국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철저히 반으로 갈라진 미국 사회의 분열상에 지친 유권자들도 만날 수 있었다. 한 백인 여성은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되도록 정치 문제를 얘기하려 하지 않는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건설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데 그게 지금 우리가 당면한 미국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당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온건한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여성 유권자는 자신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게 투표했다고 말하면서도 “그가 승리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