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위에 건설된 도시로 알려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일 년 강수량의 절반에 달하는 비가 반나절 만에 쏟아졌다. 163층, 828m의 높이로 세계 최고층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꼭대기에 벼락이 내리쳤고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UAE의 두바이, 라스 알 카이마와 푸자이라 등 여러 지역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이날 6시간 동안 50㎜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100㎜ 안팎인 UAE의 1년 평균 강수량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폭우로 두바이 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들이 결항됐고 침수로 여러 도로가 통제됐다. 두바이는 평소 비가 적게 내리는 기후 때문에 폭우에 대비한 배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UAE는 1990년대부터 건조한 날씨를 바꾸기 위해 화학 물질을 구름 사이에 뿌려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인공 강우를 활용해 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폭우에 대해 온난화로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 기후에 인공 강우의 영향이 더해진 결과라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