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스타실드






미국은 1955년 세계 최초의 군사위성 ‘WS-117L’ 개발에 나섰다. 광학·전자·적외선 장비로 공산국가들을 정찰하는 스파이 위성이었다. 이후 60여 년 동안 군사위성 개발사업은 국가 연구기관이나 록히드마틴과 같은 극소수의 군산복합체들이 독점해왔다. 그런데 최근 한 민간기업이 철옹성 카르텔과 같았던 군사용 위성 사업에 뛰어들어 혁신 프로젝트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추진하고 있는 ‘스타실드(Starshield)’ 프로젝트다. 로이터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미국의 국가정찰국(NRO)과 비밀리에 18억 달러(2조 4001억 원대) 규모의 계약을 맺고 스타실드 사업부를 통해 군사용 정찰위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구 저궤도로 수백 대의 위성을 쏘아올려 지상을 촬영해 표적을 빠르게 추적하고 관련 영상 정보 등을 미 정보기관 및 군 당국에 공유하기 위한 일종의 스파이 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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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실드의 뿌리는 스페이스X가 2015년 개발한 민간용 인터넷 통신위성 체계 ‘스타링크(Starlink)’다. 이는 최소 수천 대 이상의 상업용 초소형 위성들을 지구 저궤도에 띄우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당초 스페이스X가 2022년 스타실드 사업을 공개할 당시에는 스타링크와 같은 통신 위성 체계로 소개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통신위성을 넘어 정찰용 스파이 위성 체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타실드는 대당 수십억 원대에 불과한 상용 위성인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비용으로 대량 제작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안보 및 우주산업 분야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특히 정보기관 및 군 당국으로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실시간에 가까운 전 지구적 감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스페이스X를 주축으로 하는 민간 우주산업계도 매출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마침 윤석열 정부와 군 당국도 북핵 감시 등을 위해 초소형 군사위성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민관군도 스타실드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해 ‘우주안보 강화-우주경제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민병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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