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4·10 총선 도전 여부가 19일 결정된다. 경선 규칙 변경에 ‘하위 10%’ 감산 유지라는 이중고를 안고 치르는 만큼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서울 강북을 경선을 위한 온라인 투표를 하고 있다.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이날 오후 6시 마감한다.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로 분류된 박 의원은 30%의 감점을 안고 경선을 시작한다. 반면 상대 경선 후보인 조수진 변호사는 25%의 여성·신인 가점을 받는다. 박 의원이 조 변호사를 이기려면 최소 64.2%의 득표율을 얻어야 가능하다.
박 의원은 정봉주 전 의원과 붙은 경선 결선에서 권리당원 51.79%, 일반국민 51.62%의 과반 득표를 얻고도 감산 규정 때문에 패배한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 전 의원을 ‘막말 논란’으로 공천 취소하면서도 차점자 승계 대신 전략경선 방식을 택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비명(비이재명)’ 찍어내기 경선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 의원의 경선 통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높은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조 변호사를 상대 후보로 고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비판의 목소리는 원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지난 15일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경선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적하는 글을 올리며 박 의원의 공천을 촉구했다. 해당 글에는 비명계뿐만 아니라 친명계 의원들도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의 경선이 권리당원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자 김상희 전 국회부의장은 “박용진이 그렇게도 두렵느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송갑석 의원 또한 “차점자가 승계되면 왜 안 되는 것인지, 서울 강북을 후보를 뽑는데 왜 전국 권리당원이 투표해야 하는지, 안심번호 추출이 어렵다면 왜 RDD(무작위 전화 걸기) 방식 등의 여론조사로는 안 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경선”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국 권리당원 조사 방식을 의식한 듯 전날 본인의 고향인 전북과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권리당원 수가 많은 광주를 찾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의원은 “강북을 경선을 위해 고향 호남에 오면서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경선에 나선 것은 민주당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당내 경쟁에서도 민주당이 늘 주장해온 원칙과 공정이 살아있음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SBS 라디오 인터뷰에선 “답정너(답이 정해진) 경선”이라면서도 “99%의 패배 가능성은 있지만 1%의 희망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과 경선을 치르는 조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37기 출신으로 18대 국회 이정희 통합진보당 의원 보좌관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유시민 작가와 함께 노무현재단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진행자로 이름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