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총선 민심을 가를 핵심변수로 부상하면서 여권 안팎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재점화하고 있다. 지지율에 비상등이 켜진 서울·경기권 지역구 후보들은 연일 대통령실과 당사자를 향해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인천 선거대책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수도권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며 “대통령실에서는 아직 민심의 따가움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는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공수처 수사 중 호주로 떠난 이종섭 호주대사와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둘러싼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윤 의원은 “우리가 공천 과정에서 과거 몇 년전 발언까지 소환해서 그분들에게 억울함을 안겨주면서까지 공천을 바꾸지 않았나. 정말 억울한 상황이 있어도 정치는 기본적으로 진실과는 다른 인식의 게임이다”며 “육참골단(肉斬骨斷)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결단을 미룰 경우 “당 지도부에서 대통령실에 말해야 한다. 그게 당정의 소통”이라며 “선거는 기본적으로 당이 치른다. 대통령이 치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간 숨죽여 온 수도권 후보들도 총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에 고조됨에 따라 대통령실을 향한 수위 높은 발언을 잇달아 내놓는 분위기다.
서울 중·성동갑의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는 “매일매일 중도층이 냉담해지고, 지지자들이 불안해하는 게 느껴진다”며 “나라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두 분의 자발적인 사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 동대문을 선거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읍참마속(泣斬馬謖)을 해야 일단 나머지 모든 후보들이 다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가 생긴다”며 “황 수석이 계속해서 자리에 있고 국민들의 민심이 나빠져서 수도권 선거에서 대패한다면 윤 대통령 본인이 해야 될 역사적인 책무를 다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은 이날 O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종섭 대사의 논란과 관련해 “국민이 의구심이 있다면 의구심을 해소해야하는 게 도리”라며 “귀국해서 수사를 종결시키고 거기에 따라서 그다음 조치를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낸 최재형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최근 선거 정국에서 사소한 실수 하나가 지지율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황 수석의 발언이나 이 대사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