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클로델 "유럽, 하나의 섬처럼 변해" '팬데믹·난민' 화두 던지다

■佛 콩쿠르상 수상자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 출간 인터뷰

가상의 섬서 펼쳐지는 우화 통해

난민갈등·위협조장 등 문제 짚어

"공포 대신 믿음, 새 길 제시할 것"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혜진기자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혜진기자






“최근 몇 년 간 유럽이 하나의 섬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구의 이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데 사람들은 지금까지 지켜온 삶이 유지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습니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설이 주는 메시지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공쿠르 문학상 -한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클로델 작가를 초청했다.

이달 15일 국내에 출간된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 개의 형상을 한 가상의 섬에서 시체 세 구가 발견되면서 섬 주민들이 겪는 공포와 갈등을 다루고 있다. 섬 주민들은 마을에서 진행되고 있는 온천 사업을 위해 시신의 발견 자체를 은폐하려고 하지만 이는 오히려 섬 전체에 혼란과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은 사람들의 복합적인 면모가 갈등의 주 요소다.

2018년 출간된 소설이지만 팬데믹 이후의 사회에도 생각 거리를 던진다. 클로델 작가는 “팬데믹을 통해 사람들은 잠재적인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으로서 타인을 보게 됐고 타인에 대한 공포심을 갖게 됐다”며 “동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난민들이 유럽으로 계속 들어오는데 갈등을 심화시키고 공포를 조장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오른쪽)과 번역가인 길경선씨가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혜진기자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오른쪽)과 번역가인 길경선씨가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혜진기자




그는 유럽이 난민 문제를 단순히 ‘위험’으로만 바라 보고 적대시하는 건 현실 회피라고 지적했다. 클로델 작가는 “전쟁, 내전 등 지적학적 위기 외에도 기후 변화로 인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살 수 있는 곳이 줄면서 인구는 계속 이동하고 있다”며 “이를 두고 일부 정당들에서는 난민은 위협이라고 부추기고 사람들은 벽을 쌓아올리는 상황에서 이 책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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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역사를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에 베트남을 탈출해 미국·프랑스 등에 이주한 95만여명의 ‘보트 피플’이 그 예다. 그는 “당시 10만명이 프랑스로 왔는데 이들이 잘 융화돼 지내고 있다”며 “프랑스는 이민자를 통해 성장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민자들이 프랑스는 지나쳐 가는 곳으로 생각하는데 이들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와 인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오묘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난민 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으로 난민들이 모여들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 가상의 배경과 공간을 활용해 우화로 쓰였다. 그는 “어느 시대나 어느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며 “사람들이 믿음을 갖는 것보다 공포를 갖는 게 더 쉽지만 공포 대신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게 작가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클로델 작가는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확보한 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소설 구상을 할 때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미지를 떠올린다. 동시에 영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대화의 경우 소설 작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는 “소설과 영화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업이 풍요로워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필리프 클로델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번역 길경선)’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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