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지난해 대비 20%이상 성장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3000억 원 돌파라는 목표를 잡았습니다.”
박한오(사진) 바이오니아(064550) 회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탈모완화 화장품 ‘코스메르나’의 본격적인 영업활동으로 3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며 “분자진단 사업도 중하위 소득국가를 대상으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오니아의 주력 분야는 분자진단이다.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을 한 번에 검출하는 동시진단키트 등을 판매하면서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엔데믹 이후에도 건강기능식품 ‘비에날씬’, 코스메르나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바이오니아 매출은 2020년 2070억 원, 2021년 2237억 원, 2022년 2184억 원, 2023년 2632억 원에 이어 올해 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바이오니아는 최근 쿠웨이트, 동유럽 9개국에 출시한 코스메르나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코스메르나는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해 유전자 발현을 방해하는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기반의 탈모 완화 화장품이다. 탈모인의 80%는 탈모부위에 안드로겐 수용체의 농도가 2~3배 높아져 있는데 탈모 부위 모낭에만 국소적으로 바이오니아가 발명한 자가조립미셀형 RNA저해제(SAMiRNA)를 투입해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을 줄인다. 1~2주에 한 번씩 탈모 부위에 바르면 된다.
박 회장은 “현존 탈모치료제는 전신에 걸쳐 작용하기 때문에 체내 호르몬 교란을 야기하고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탈모 부위에만 작용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 주사제와 같은 의약품보다는 모낭에 전달이 잘 되는 토닉 화장품으로 개발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이 같은 장점을 기반으로 20억 명에 이르는 전 세계 남녀 탈모 인구 중 1억 명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전 세계 수요에 대비하면서 대량생산용 DNA·RNA 합성기를 개발해 양산 시스템도 구축했다. 박 회장은 “코스메르나 원료는 연간 24~36㎏으로 6㎖ 제품 기준 80만~120만 개 생산이 가능하다”며 “남공주산단 부지에 siRNA 양산 공장을 내년 착공해 2027년 완공하면 1억 명 이상에 대한 공급도 가능해질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스메르나 심사신청 반려처분에 반발해 2022년 3월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국내 출시는 불투명하다. 박 회장은 “식약처에서는 주원료인 siRNA 물질이 화장품 원료로 허가된 적이 없기 때문에 안전성 우려에 대한 사우로 허가신청을 반려했다” 면서도 “2042년까지 유효한 특허기간을 낭비하기보다는 해외 진출에 집중해 코스메르나 사용자가 증가하면 부작용 우려가 없다는 데이터가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체기술인 SAMiRNA를 이용해 의약품도 개발하고 있다. 자회사 써나젠에서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 신약 SRN-001 임상 1a 투여를 종료했고 올해 중반 결과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분자진단 사업 매출도 지난해 대비 2배로 끌어올린다. 박 회장은 “코로나19 때 분자진단 플랫폼을 공급해놓았던 것을 B형·C형 간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으로 확장시켜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쯔즈가무시병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사회 문제 해결형 과제로 개발해 시범적으로 대학병원이나 의료 사각지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