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한 여론조사 업체의 발표에 일부 수도권 출마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업체마다 결과 차이가 있지만 이 업체가 유독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업체 구성원에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있는 게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20일 여론조사 업체 ‘메타보이스'의 일부 이사·고문 등을 살펴본 결과 민주당과 관련 깊은 사람들로 확인됐다. 정치조사 부문을 총괄한다는 메타보이스의 A 이사는 윈지코리아컨설팅 본부장 출신이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은 친명 성향 유튜버인 박시영 대표가 설립한 곳이다. 또 이 이사는 이수진 무소속 의원(동작을)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기 전 이 의원의 보좌관도 지냈다.
메타보이스 B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책 ‘내 마음 속의 대통령’의 저자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안희정 최고위원 조직특보,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등을 거쳤다. 이후에는 성남시청 시민참여소통관, 김두관 의원실 보좌관으로 활동하다 올 초까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메타보이스의 직원은 5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메타보이스가 JTBC 의뢰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일부를 보면 다른 업체보다 국민의힘 열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0~11일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메타보이스-JTBC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1%,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34%를 기록, 둘의 격차는 17%p였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9~10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이 대표가 42%, 원 전 장관은 39%로 3%p 차 박빙이었다.
서울 광진을의 지난 10~11일 메타보이스-JTBC 여론조사를 보면 고민정 민주당 의원 43%,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 32%로 고 후보가 11%p 앞섰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8~10일 서울 광진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고 의원이 40%, 오 후보가 3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메타보이스-JTBC의 여론조사 결과가 다른 여론조사보다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한 경우도 있다.
일부 국민의힘 수도권 캠프에서는 메타보이스의 여론조사가 “공작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에 우리 후보를 보는 시선도 좋지 않아졌고 캠프 사기까지 꺾였다"며 “지역에서 다른 여론조사는 진행되지 않아 이 여론조사만 계속 기사에 인용되는데 곤란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캠프 측은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이 민주당 후보 측에서 활용돼 왔는데 이 여론조사들 또한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메타보이스 측은 구성원 출신과 관계없이 여론조사 방식대로 진행된 결과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메타보이스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활동하셨던 분이 비상근 직함을 갖고 계셔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 같다"며 "그간 민주당·정의당 조사를 많이 했는데 국민의힘쪽에서는 의뢰가 들어오지 않아서 못 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