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습니다. 모르는 분들이 더 많겠지만 UN이 무려 30여년 전, 1992년 제정한 날입니다. 역시 모르는 분들도 많겠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물 사용량 3위인 동시에 물 부족국가로 분류됩니다. 특히 가뭄으로 농업용수, 산업용수가 부족해 실질적인 피해를 입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전세계 인구의 4분의 1 가량은 안전하지 않은 식수원에 의존하고 있고, 2030년에는 지구 온난화·급격한 도시화·인구 증가 등으로 전 세계가 40%의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란 UN의 전망입니다.
웬 물 이야기냐면, 오늘의 레터 주인공이 브리타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레터에서 브리타 자주 씻어야되는 이유 등 사용법 완벽 정리, 브리타 필터 재활용 과정 등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마치 프리퀄처럼 브리타의 기원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브리타 필터 1개=500ml 생수 페트병 300개 감축
아시다시피 브리타는 58년 마시는 물에 올인한 브랜드입니다. 1966년 독일의 하인즈 핸커머(=창업자)가 간편하게 수돗물을 정수해 마실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특히 유럽의 물은 석회질이 강한데, 석회질과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이온 교환 수지와 천연 코코넛 활성탄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1970년엔 미니 가정용 정수기를 발명해서 세계 최초로 가정용 정수 필터 특허를 받았고요. TMI 하나 풀자면, 핸커머의 딸 이름이 바로 '브리타'입니다.
지난 레터에서 알려드렸듯, 유럽 브리타 필터는 석회질에, 우리나라 필터는 염소(상수도 정수 과정에서 남음, 물비린내의 원인) 제거에 특화돼있습니다. 나라별 수질에 최적화된 제품을 만들려면 연구 인력이 필요하겠죠. 브리타의 R&D 부서에는 물의 성분과 풍미 연구, 제품 개발 등을 전담하는 100여명의 전문가가 근무 중입니다. 물맛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물 소믈리에'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용사로서 가장 반기는 부분은 브리타 필터 1개로 최대 150L의 물을 정수해서, 500ml 생수 페트병 300개를 안 쓰는 효과를 얻는다는 점입니다. 브리타로 하루에 물 2L를 마신다면 연간 15.1kg의 일회용 플라스틱과 112.5kg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셈. 덕분에 전 세계의 브리타 사용으로 대체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병은 연간 45억개, 탄소 감축량은 약 60만톤이나 됩니다.
국내서 필터 40만개 이상 수거, 탄소 9368톤 감축
브리타는 2017년 10월에 한국 시장에 첫 진출했는데, 2024년 2월까지 정수기와 필터의 누적 판매량은 140만대, 1600만개로 집계. 특히 2021년 9월부터는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 '그린 리프 멤버십'으로 2024년 3월 현재 40만개 넘는 필터를 수거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절감한 탄소는 9368톤, 일회용 플라스틱은 1358톤 이상입니다.
지난 2월에는 신제품도 나왔는데요. 이번에는 정수기 본체 60%가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인 '스타일 XL 에코'가 출시됐습니다.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이란 식물성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입니다. '스타일 XL 에코'의 경우 톱밥·나무껍질·가지 등 목재 부산물을 재활용(=새로 나무를 베거나 할 필요 없단 얘기)해 만들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일반 플라스틱보다 탄소배출량을 83% 줄일 수 있다고.
'스타일 XL 에코'는 코스트코에서만 살 수 있고 필터 3개를 부록으로 증정합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좀더 업그레이드된 필터 '막스트라 프로'와 유리 미니 정수기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아직도 페트병 생수를 사 드시는 분, 혹은 쓰던 제품이 낡아서 바꿀 때가 되신 분들이라면 관심 가져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