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장비 제조기업 A사는 2차전지 관련 특허 7건을 담보로 은행에서 100억원을 대출받았다. 충분한 운영자금을 확보한 덕분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늘어난 수출액으로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1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담보대출·투자·보증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IP 금융 잔액이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혹한기를 맞이한 혁신기업에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허청은 IP 금융 규모가 지난해 누적 기준 9조610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IP 금융은 기업이 보유한 특허를 기반으로 담보대출, 투자, 보증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누적 IP 담보대출은 2조3226억원, IP직접투자는 3조1943억원, IP보증은 4조93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4.8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신규 공급된 IP 금융은 3조2406억 원으로 신규 IP 담보대출은 9119억원, IP투자 1조3365억원, IP보증은 9922억 원이었다.
특히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비우량 기업(BB+ 등급 이하)의 담보대출 비중은 84.16%에 달했다. 2022년 82.07%보다 2.09%포인트 늘었다. 지식재산 담보대출이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신용등급은 낮은 기업에 자금 공급처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식재산 투자는 투자기관이 우수 지식재산 보유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특허 수익화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것으로 2022년 투자 규모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3.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모태펀드 출자로 지식재산 투자펀드 조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벤처캐피탈 등과 협력해 투자기업을 늘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식재산 보증은 보증기관이 지식재산 가치를 기반으로 보증서를 발급하고, 은행이 보증기관의 보증서에 기초해 대출을 실행할 수 있게 한다. 지난해 지식재산 보증 규모는 전년(8781억원) 대비 1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