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헬스

치매부터 당뇨까지…반려동물 의약품 뜬다

관련시장 규모 연 10%씩 성장

개발기간 짧고 비용 부담 적어

건기식·화장품 이어 영역 확대

정부, 산업 키우려 규제도 완화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의약품 시장이 제약사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소화제, 치매약, 당뇨 치료제 등 제품 라인업도 다양하다.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관련 제품 개발 및 생산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전망이다.

조아제약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동물의약품 제조·판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올렸다. 대웅제약 자회사 대웅펫도 지난 12일 반려동물 소화효소보조제 ‘베아제펫’을 출시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소화장애를 겪는 반려동물이 많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제품을 출시했다”며 “반려동물 인구가 계속 증가하다 보니 제약업계에서도 동물 의약품을 미래 유망 산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서다.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것처럼 동물 의약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한양행이 처음으로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진출했다. 2021년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 선보였는데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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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5대 제약사를 포함한 제약사들의 반려동물 의약품·헬스케어 시장 진입이 잇따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매년 평균 10%이상 성장하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동물용 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품목 등 총 20,298개 폼목이 허가돼 2022년 대비 4.6% 증가했다.

제약사 입장에서 반려동물 의약품은 ‘가성비’ 좋은 품목이다. 인체용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기간 짧고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신약을 개발할 때 임상시험에서 동물에 효과가 있지만 사람에게는 없는 경우 약물 폐기가 불가피했다” 면서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되다 보니) 이젠 동물 의약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동물 의약품을 개발하기 전 건강기능식품으로 먼저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제약업체 관계자는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안전성 등 법적 기준이 의약품에 비해 덜 까다로운 편” 이라며 “당장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반려동물용 소화제, 비타민을 먼저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는 반려동물 연관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 규모를 2027년까지 15조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 기준 시장 규모는 8조 원이다. 동물용 의약품 개발을 위해 규제도 완화했다. 지난해 3월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는 한 제조시설에서 인체·반려동물용 의약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그동안 제약사들은 추가 비용을 들여 동물용 의약품 제조시설을 따로 건설해왔다.

다만 반려동물용 의약품의 수입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반려동물용 의약품 수입 비중은 74%에 달한다. 그동안 국내 산업이 소, 돼지 등 축산용 의약품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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